협박하지 말라던 금융당국, 은행 압박에 신탁 대책 바꿨다

입력 2019-12-12 18:2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연합뉴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공모형 주가연계증권(ELS)을 담은 신탁 판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는 소식에 은행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의 전방위 압박에 금융위원회가 결국 백기를 든 것이 아니냐며, 금융당국이 되레 시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금융위는 12일 은성수 위원장과 시중·지방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한 달 전 내놓은 대책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ELT의 제한적 판매 허용이다. 기초자산이 △KOSPI200 △S&P5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이며, 공모로 발행되고, 손실 배수가 1 이하인 ELS를 담은 신탁 상품이 대상이다. 다만 판매 규모는 올해 11월 말 잔액(37조∼40조 원) 이내로 제한된다.

애초 금융당국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 대책으로 지난달 은행의 신탁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책 발표 이후 은행권은 40조 원 이상 규모의 신탁 시장을 잃게 된다며 공모형 ELS를 담은 신탁 판매를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금융위 신탁은 위탁 고객과 회사(수탁자) 간 일대일 계약에 따른 것이라, 편입되는 상품이 공모형이라고 해서 해당 신탁을 공모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DLF 후속대책 변경 없다"며 "은행이 피해자 행세를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업계 의견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은행은 반색한다. 40조 원대 시장을 지켰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 규모 116조5000억 원의 40%(49조8000억 원)는 은행에서 판매됐다.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탁은 고객을 유인할 상품 중 하나"라며 "총액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판매가 허용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생결합상품(DLF)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결국 제자리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신탁은 공모와 사모 구분이 어렵다고 금융당국 수장이 말해 놓고, 정작 정책은 이와 반대로 내놨다. 이번 사태가 또 터질 수 있다는 얘기"라며 "당국이 되레 시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오늘은 '소설' 본격적인 겨울 준비 시작…소설 뜻은?
  • 총파업 앞둔 철도노조·지하철노조…오늘도 태업 계속 '열차 지연'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461,000
    • +3.32%
    • 이더리움
    • 4,696,000
    • +8.25%
    • 비트코인 캐시
    • 679,500
    • +9.33%
    • 리플
    • 1,719
    • +10.33%
    • 솔라나
    • 359,100
    • +7.84%
    • 에이다
    • 1,145
    • +1.06%
    • 이오스
    • 933
    • +5.54%
    • 트론
    • 278
    • +1.09%
    • 스텔라루멘
    • 362
    • +3.4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300
    • -1.33%
    • 체인링크
    • 20,860
    • +3.42%
    • 샌드박스
    • 485
    • +2.9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