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회장 후보자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일단 차기 회장 공모가 전·현직 KT 후보자들의 경쟁으로 구도가 잡히는 모습이다. 9명의 추천자 중 무려 7명이 전·현직 KT 후보자고, 외부 인사는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유일하다. 물론 비공개를 요청한 1인이 유력 후보자가 될 경우 이 같은 구도 역시 한 순간에 붕괴 될 수 있다.
KT지배구조위원회가 12일 이사회를 열고 KT 차기 회장 후보 9명을 확정했다. 이어 이날 새로 꾸려진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9명의 후보를 바탕으로 심사를 벌여 KT 이사회에 2차 후보군을 추천하고, 이사회는 이 중 1인을 최종 후보자로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 1인은 내년 3월에 있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KT 차기 회장에 선임된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회심위)는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1명을 포함한 9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김종구 이사가 맡았다.
총 지원자 37명 중 단 9명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 KT가 최고경영자 선출 과정에서 후보군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명의 1차 심사 통과자 가운데 8명은 자신의 명단을 공개했고, 단 1명은 비공개를 요청했다. 비공개 요청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명단이 공개된 후보자 가운데 현역 사내후보자는 △구현모(56)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사장 △박윤영(58) 기업사업부문 부사장 △이동면(58)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사장 등 3명이다. 이들은 모두 1차 심사를 통과했다.
이어 전직 KT 임원은 △김태호(60) 전 KT IT기획실 실장(서울교통공사 사장) △임헌문(60) 전 KT매스총괄 사장 △최두환(66) 전 KT 종합기술원 원장(전 포스코ICT 사장) △표현명(62) 전 KT T&C 부문 사장 등 4인이다. 외부후보군은 △노준형(66)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지배구조위원회 심사에서 KT 현직 임원과 KT 출신 외부인은 모두 7명으로, KT와 관련된 인물이 무려 7명이나 됐다. 이 같은 결과가 외연 상으로는 KT 현직이거나 KT 출신으로 차기 회장단을 꾸려야 한다는 KT 노조 등의 기대에 부응한 결과로 보인다. 외후 후보군은 노 전 장관이 유일했다. 물론 이는 나머지 비공개를 요청한 1인을 제외한 분석이다. 비공개 1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지만 정동채(70) 전 문화부 장관과 이상훈(65) 전 KT 기업고객부문 사장 등이 후보군이다. 이들은 당초 1차 압축 대상자 명단에 무난히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단 공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개된 8명 후보자들의 면면은 보면, 현직 KT 임원인 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첫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으며, 현재 KT 신성장 분야인 미디어부문을 맡고 있다. 이동면 사장은 연구개발(R&D) 전문가로 불린다. KT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 박윤영 부사장은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등을 거치며 기업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전직 KT 임원을 거친 임헌문 전 사장과 표현명 전 사장은 KT 대표상품을 발굴한 인물이다. 임 전 사장은 ‘기가지니’를, 표 전 사장은 KT가 국내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도입할 당시 모바일 부문을 맡았다. KT IT기획실장으로 재직했던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KT 1차 회장후보군에 오른 이후 서울교통공사 사장 자리에서 내려오는 등 이번 공모에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 최두환 전 원장은 KT 종합기술원 원장을 거쳐 포스코ICT 사장까지 두루 거치며 타고난 경영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외후 후보자인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1994년 정통부 초고속통신망구축기획과 과장으로 재직하다가 참여정부시절인 2007년 8월 장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KT에 애정을 갖고 회장 공모에 적극 참여해주신 분들과 KT의 미래를 위해 차기 회장 선임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남은 회장 선임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