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시피]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모두 삼킨 독일회사…문제 없을까?

입력 2019-12-13 17:27 수정 2019-12-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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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집에 먹을 게 하나도 없네. 배도 고픈데 그냥 시켜 먹자."

B = "뭐 먹을래, 어디에서 시킬까? 오늘 '요기요'에서 치킨 5000원 쿠폰 주던데 치킨이나 먹을까?"

A = "그래, 치킨이나 먹자. 그런데 너 그거 알아? 요기요가 독일 회사래."

B = "정말이야? 그럼 우리 '배달의민족'에 주문해 애국자나 될까?"

A = "쯧쯧. 아직 몰랐구나? 거기가 배달의민족을 샀대. 독일 업체 하나가 우리나라 배달시장을 다 차지한 셈이지 뭐야."

국내 배달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업체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에 인수된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13일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김봉진 대표는 DH 경영진 중 개인 최대주주가 되고,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가 된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7500억 원)에 달한다.

▲배달의민족 앱 화면(왼쪽)과 요기요 앱 화면.
▲배달의민족 앱 화면(왼쪽)과 요기요 앱 화면.

◇독일 DH, 국내 배달앱 시장 독점…문제 없을까

정리하면 결국 국내 배달 앱업체 1위, 2위, 3위의 주인은 모두 독일의 DH다.

이미 DH는 2011년 국내에 '요기요'를 통해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요기요 앱에서 사업자 정보를 살펴보면 '(유)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DH는 2014년에 '배달통'을 인수했고, 2017년에는 '푸드플라이' 또한 인수하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배달앱 순위 1위는 배달의민족, 2위는 요기요, 3위는 배달통 순이다. 결국 DH는 배달의민족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국내 배달앱 1~3위 업체를 모두 인수하며 사실상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식하게 됐다.

이처럼 독일 기업이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식하면서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배달앱 시장이 긍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데, 한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면서 결국 소비자 혜택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갈수록 늘면서 관련 시장은 커지는데, 고객을 위한 할인 혜택은 줄어들고 수수료는 인상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달앱 1~3위 업체의 합병으로 사실상 시장이 독점체제가 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 심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DH가 비록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개별적으로 운영한다지만, 1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게 됐다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독점 논란에 따라 DH의 우아한녀석들 인수를 인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인터넷 시장은 매우 유동적이다. 과거 G마켓과 옥션 합병 당시에도 독점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시장은 완전히 재편됐다. 현재 상태로 점유율을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공정위가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DB)
(이투데이DB)

◇배달앱 수수료 갈등 '급증'…소비자·가맹점주 불만 해결은 어떻게?

과거 짜장면이나 치킨, 피자 등만 배달이 가능했던 시절을 지금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이젠 집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삼겹살이나 회, 빵까지 배달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처럼 배달의 선택권은 늘었지만 그만큼 소비자들 입장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도 있다. 바로 이제는 당연시된 배달요금이다. 짜장면 한 그릇을 주문해도 2000~3000원의 배달료가 부과되고, 치킨 한 마리를 시켜도 배달료 2000원은 기본이다. 배달앱 시장이 성장하기 전엔 상상도 못 했던 부분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돈을 더 주고 사 먹는 듯한 느낌이 저절로 든다. 치킨 한 마리가 2만 원에 달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여기에 배달료 2000원이 추가된다는 생각에 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배달앱 가맹점 역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배달이 트렌드가 된 만큼 어쩔 수 없이 배달을 시작하는 가맹점들 대다수가 현재 지불하고 있는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이다.

올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배달앱 가맹점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에 지불하고 있는 수수료 적정도'는 100점 만점에 38.9점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수수료가 '적정하다'는 응답은 14.6%에 그쳤지만, '과도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55.9%로 조사됐다.

또한, 할인·반품·배송 등 서면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업체의 절반 이상(51.0%)이 할인·반품·배송 등 서면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DH의 배달앱 시장 독점 상황은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배달앱 가맹점들은 배달 서비스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DH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DH 측이 수수료를 쥐고 흔들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동안 배달앱 업체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 간 경쟁으로 각종 할인쿠폰과 배달료 혜택 등이 지속해서 이어졌는데 이런 혜택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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