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람 장관은 16일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나 올해 업무보고를 한 뒤 다음날 홍콩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중국 중앙정부가 람 장관을 ‘신뢰하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홍콩은 시위가 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지난달 24일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는 친중파 진영이 참패한 상황이어서 이번에도 시 주석과 중국 지도부가 람 장관에게 재신임을 천명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홍콩 경제는 반년 넘게 이어지는 시위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홍콩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축 가운데 하나인 관광 산업이 완전히 초토화했다. 지난 10월 홍콩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3.7% 줄어들었다. 이는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03년 5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아울러 시위 과정에서 길거리 상점들은 엉망이 됐고, 두려움에 가게들이 속속 문을 닫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 주석이 람 장관에 대해 신뢰와 지지를 표명한 지 불과 한 달 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람 장관에 대한 문책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브루스 루이 홍콩 이코노미스트는 “선거 참패에 더해 람 장관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중국 지도부가 행정장관 교체를 논의할 수 있다”며 “람 장관이 남아 있을 경우 내년 9월 입법회 선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람 장관의 교체가 홍콩 정국에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람 장관이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번 람 장관과 중국 지도부의 만남에서는 향후 시위 대응 방안과 더불어 내년 9월 입법회 선거 전략 등에 대한 지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람 장관에게 국가보안법 추진을 지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방문 때 폭력시위를 근절할 국가보안법 도입 문제를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답을 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