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조정 두고 ‘4+1’ 협의체 난항…민주 “원점에서 협상” vs 정의 “석패율제 유지”

입력 2019-12-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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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안대로 상정시 표결 참여"… 바른미래 "상황 여의치 않다면 원안 표결 제안"

▲ '선거법·검찰개혁법'의 '4+1협상' 난항 속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선거법·검찰개혁법'의 '4+1협상' 난항 속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주도한 '4+1' (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선거법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날 '더이상 선거법 조정안에 대해 협의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4+1' 협의체 협상 중단을 선언한 민주당은 이날 원점에서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정의당이 석폐율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강력 반발한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할 것을 제안했다.

이해찬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4월 패스트트랙에 올린 원안의 정신과 원칙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며 "저희 당으로서는 중진들 재선 보장용 석패율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여당에 대해 독재를 운운하는데 이는 완전히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민주적인 협상을 거부하는 건 한국당이지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국민 70%가 찬성하는 검찰개혁에 협력하고 선거제 개혁에 진정성 있는 협상 의사가 있다면 민주당은 교섭단체 간 협상에 언제든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4+1' 협상이 난항에 직면했음을 고백한다. 처음 왜 이 길에 나섰는지 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원점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늦더라도 바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4+1' 협상 외에도 3당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민생입법과 개혁입법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4+1' 협의체 협상이 끝내 불발될 경우 '지역구 225석ㆍ비례대표 75석ㆍ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의 선거법 원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의당은 이 방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국회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 카드를 밀고 '4+1' 협상이 뜻대로 안 되면 원안을 상정해 부결돼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개혁을 원하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가장 중요한 원칙을 돌아보고 선거법 개정 논의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협상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석패율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기존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여러 이유를 들어 지역구와 비례의석을 250:50까지 비틀었다"며 "진보정치의 새로운 정치인을 육성하려고 하는 석패율 제도마저 폐지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한국당은 '4+1' 협의체의 위기를 두고 민주당이 검토 중인 '선거법 원안 상정'이 실현된다면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에서 "여권 정당들이 의석 나눠 먹기 밥그릇 싸움을 벌이다가 각자의 욕심을 다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없게 되자 파투가 난 상황"이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개혁조치이기는커녕 정계 은퇴가 마땅한 구태 정치인들의 연명장치이자 노후보장제도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집권당과 군소정당들의 당리당략에 국회가 너무 많이 휘둘려왔다"며 "민주당은 법적 근거가 없는 '4+1' 회동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그리고 의회민주주의가 이야기하는 정상적 협상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원안대로 상정한다면 무기명 투표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도 "원안이 상정된다면 당내에서 표결 참여를 설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바른미래당은 '4+1' 협의체의 선거제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 "모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저는 차라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원안을 표결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모두가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개혁정신을 갖고 찬성하라. 그러면 지금의 이런 혼란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말 사이 한국당의 여러 관계자를 만났다.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현재 패스트트랙 원안을 표결한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포함한 모든 현안에 대해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고,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제안을 들었다"며 "한국당이 이 제안을 공식화하고 대화와 타협과 협상으로 국회를 정상화하자고 호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친 후에 표결하자"며 "민주당을 제외하고 4+1에 참여한 다른 정당에도 호소한다. 지난 4월 22일 민주당을 비롯한 4개당이 당시에 합의한 패스트트랙 법안은 국민에 약속한 개혁법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안이) 부결될지 가결될지 모르겠지만 한국당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225대 75' 원안에 합의한 당사자가 '4+1'에 참여한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선거제 개혁이라는 대의를 다시 한번 모을 필요가 있다"며 "그러면 가결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방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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