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내년 등급 상향 기대 업종 없어...대외환경 불안정”

입력 2019-12-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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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부동산신탁·디스플레이·소매유통 등 4개 업종은 ‘부정적’

▲기업 부문과 금융 부문의 내년 신용등급 전망. (자료제공=한국기업평가)
▲기업 부문과 금융 부문의 내년 신용등급 전망. (자료제공=한국기업평가)

내년 국내에서 사업 여건과 신용도가 개선될 업종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내 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에 놓이면서 모든 산업군에서 신용 등급이 올해보다 떨어지거나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신용평가회사 한국기업평가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2층에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020년 산업 신용 전망'을 발표했다.

한기평은 전체 산업 분야를 기업 부문(비금융 부문) 20개와 금융 부문 8개 등 총 28개로 나눠 산업별 내년 사업 환경ㆍ실적 방향을 판단했고, 이를 토대로 등급을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28개 산업 중 내년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분야는 4개, ‘중립적’인 분야는 24개로 나타났고 ‘긍정적’인 분야는 없었다.

이는 산업군에 소속된 기업들의 평균적인 등급이 현재보다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분야가 4개이며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없다는 의미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산업은 생명보험ㆍ부동산 신탁ㆍ디스플레이ㆍ소매유통 등이다.

생명보험 분야는 시장 성장의 정체와 경쟁 심화, 투자 성과 부진 등이 폭넓게 고려돼 내년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신탁 분야는 2018년 이후 차입형 토지신탁의 수주가 급감해 수익 창출력이 저하되고 신용도가 하락할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과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본격화로 인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의 경쟁 등 부정적인 외부 요인이 고려됐다.

소매유통 분야는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력 사업의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 신규 사업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이 등급 전망에 반영됐다.

이번 조사결과는 사업 환경과 실적 방향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결정됐다. 사업 환경은 산업에 소속된 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수급과 경쟁 등의 환경 요인을 평가한 것으로, ‘우호적’, ‘중립적’, ‘비우호적’으로 나뉜다.

한기평은 내년에 거시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산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일 것이라고 봤다. 17개 분야를 ‘비우호적’, 11개 분야를 ‘중립적’으로 전망했고, ‘우호적’인 산업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실적 방향은 올해와 비교해 내년 영업 실적이 어떻게 변화할지 판단한 것으로 ‘개선’과 ‘유지’, ‘저하’로 구분된다.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디스플레이와 조선 업체들은 기저 효과 때문에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고, 7개 산업 부문은 저하, 19개 분야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기평은 “글로벌 경기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 분쟁과 금리·환율·유가 등 거시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국내 주요 산업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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