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가주택 '세금 폭탄' 예고…공시가격 상승에 보유세 '껑충'

입력 2019-12-17 16:53 수정 2019-12-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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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 리버파크' 한 채만 있어도 보유세 420만원 더 낸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 상향 조정으로 내년 고가주택의 세금(보유세)이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이투데이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해 강남 주요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에 따른 보유세 변화를 추정한 결과 이달 기준으로 시세가 32억 원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전용 84.97㎡)’의 내년 공시가격은 25억6000만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시세 30억 원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에 대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에 맞춰 현실화율을 80%로 계산했을 때 값이다.

또 해당 추정 공시가격 상승률이 상한선에 걸릴 경우 예상치는 시뮬레이션 수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1333만 원 정도다. 재산세는 353만 원대에서 약 460만 원으로 100만 원 이상, 종부세는 282만 원 수준에서 493만 원대로 200만 원 이상 각각 늘어난다. 상승률로 따지면 종부세는 75.1%, 보유세는 46.8% 각각 오르는 것이다. 보유세 증가액은 약 425만 원이다.

시세 20억 원대 아파트의 보유세도 300만 원 가까이 오른다. 이달 기준 시세 28억 원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전용 84.97㎡)’의 내년 공시가격은 21억 원으로 예상된다. 시세 15억~30억 원짜리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75%까지 끌어올린다는 정부 방침을 반영한 수치다. 이 경우 보유세는 약 622만 원에서 907만 원으로 280만 원 이상 오른다.

시세가 50억 원 이상인 초고가의 경우 감당해야 할 보유세는 4000만 원을 넘는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전용 235.31㎡)’의 경우 공시가격 현실화율 80% 방침을 반영했을 때 내년에 내야 하는 보유세는 4373만 원대다. 올해보다 1400만 원 이상 세금이 불어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치로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우병탁 팀장은 “고가 아파트를 가진 1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상승률이 보유세 인상 상한선(전년 대비 150% 이상 오르지 못하는 기준 )인 150%를 꽉 채운다고 볼 수 있고, 이는 그만큼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정책 강도가 세다고 볼 수 있다”며 “고가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고령층 1주택자에게는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세금은 현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악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를 위한 개선 방안도 추진한다. 특히 공시가격 산정ㆍ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없애기 위해 조사기관의 책임성과 검증체계를 강화한다.

한국감정원은 조사자-지사장-총괄부서에 이르는 단계별로 철저한 검증 책임을 부여하고, 오류에 대해 공동책임을 부과한다. 감정평가법인은 법인 차원의 검증 절차를 의무화해 감정평가법인 책임성을 강화하고, 성과평가를 토대로 공시물량 배정을 차등화할 계획이다. 중대 오류를 범한 감정평가법인은 그 다음해 공시업무에서 배제한다.

한편 국토부는 2020년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안 공개를 계기로 사회적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내년 중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로드맵에는 최종 현실화율 목표치, 목표 현실화율 도달 기간, 현실화율 제고 방식 등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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