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훈풍’에도 못 웃는 화학株

입력 2019-12-18 15:56 수정 2019-12-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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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저마진 상황…“주가 바닥 인식도 섣부른 상황”

모처럼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어옴에도 화학 업종에 대한 시장 전망은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미ㆍ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침체로 화학제품 수요가 감소한 데다 내년 막대한 공급이 이어져 마진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주가 흐름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업체의 4분기 실적은 기존 전망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의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956억 원, 2380억 원, 626억 원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 기준 컨센서스 대비 LG화학은 65.2%, 롯데케미칼은 9.4%, 금호석유화학은 3.2%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LG화학 4분기 영업이익(718억 원)이 와이즈에프엔(Wisefn) 컨센서스보다 62.2%, 롯데케미칼(1055억 원)은 58.8%, 금호석유(345억 원)는 43.3% 대폭 밑돌 것으로 이날 추산했다.

화학 업종의 저마진 구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증권사들도 전망치를 대폭 낮춰 조정한 것이다. 실제 석유화학 시황을 대표하는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는 4분기 누적평균가가 톤당 193달러로 전분기 평균보다 43% 감소했다. 일반적인 손익분기점인 250달러를 크게 못 미친 수치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틸렌 외에도 주요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시황은 대부분 역사적 저점 또는 손익분기점을 밑돌 정도로 악화했다”며 “주요 요인은 미ㆍ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약세”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공급도 대폭 늘어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가동 예정인 신규 설비 규모가 에틸렌 기준 800만 톤으로 연간 세계 수요 증가분의 2배가량”이라며 “무역분쟁과 세계 경기회복의 폭에 따라 화학 시황은 탄력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나 에틸렌 및 에틸렌 유도체 비중이 높은 경우 당분간 공급 충격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대폭 내려간 화학 업종 주가를 저점으로 보기에 아직 섣부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화학 업종은 ‘12개월 미래 주가수익비율’(12M fwd PER)이 높을 때 사서 낮을 때 팔아야 한다”며 “통념과 달리 고 PER에서 주가가 오르고 저PER에서 주가가 빠지는 이유는 PER의 분모로 쓰이는 추정 순이익을 애널리스트들이 시황이 좋을 때 과하게 잡아 PER가 낮아지고, 반대로 시황이 안 좋을 때는 기대감이 사라진 나머지 과하게 낮게 잡아 PER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면은 12M fwd PER가 8.5배로 역사적 밴드(7~13배)의 중간 수준”이라며 “과거 투자 패턴을 볼 때 아직 바닥을 논할 때는 근접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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