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제정책] 3년 만에 '소주성' 빠지고 '내수부양' 올인

입력 2019-12-19 11:50 수정 2019-12-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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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민자·공공 100조 원 투자 유치…코세페 연계해 부가세 환급하고 개최시기 고정

정부가 19일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선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중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이 빠졌다. 대다수 대책은 내수부양에 집중됐다. 주력산업 부진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동력 둔화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경제상황 돌파를 중심으로 한 4대 정책 방향으로 구성됐다. 4대 정책 방향은 혁신동력 강화, 경제체질 개선, 포용기반 확충, 미래 선제대응 등이다. 정책 목표로는 경제 반등 및 성장잠재력 제고가 제시됐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 방향의 비전·전략으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아우르는 포용국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혁신이 4대 정책 방향 중 하나로 남겨지고, 최상위 가치인 포용은 공정과 함께 3대 가치 중 하나로 축소됐다. 소득주도 성장은 나머지 3대 가치 중 하나인 ‘상생’으로 대체됐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책 기조는 소득주도 성장이나 공정경쟁이나 혁신성장이나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은 (집권) 초년도에 집중적으로 추진됐다”며 “1+4 정책 방향을 보면 경제상황 돌파와 작년에 했던 4대 축을 중심으로 미진했던 부분은 정책콘텐츠를 보강하고, 조금 성과가 있는 것은 그대로 이어가는 방향으로 돼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3년간 나름의 성과를 낸 만큼, 기조는 이어가되 별도의 대책을 내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 정책은 투자·소비 활성화 등 내수부양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정부는 내년 민간·민자·공공 등 3대 분야에서 총 100조 원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민간에선 투자 애로요인 해소, 제도개선 등을 통해 10조 원 규모의 4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15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가 발굴하는 게 목표다. 내년 투자가 예정된 프로젝트는 울산 석유화학공장 건립(7조 원), 인천 복합쇼핑몰 건립(1조3000억 원), 여수 석유화학공장 건립(1조2000억 원), 인천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센터(GDC) 건립(2000억 원) 등이다.

민자투자 활성화 차원에선 적격성조사 등을 통과한 38개 사업(15조 원)을 신속히 집행하고, 내년 중 15조 원 규모의 민자사업을 추가로 집행·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집행규모를 5조2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조 원 확대하고, 민자활성화 추진협의회를 통해 발굴된 신규사업(5조 원)에 대해 적격성조사를 의뢰하는 등 10조 원 규모의 신규 민자사업을 발굴한다.

공공기관 투자는 60조 원으로 올해보다 5조 원 확대한다. 공공주택, 철도·고속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고, 발전소 건설·보강,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을 중점 추진한다.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는 “올해에는 정부의 성장률 기여도가 상당히 높았다”며 “전반적으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꺼지는 와중에 그나마 민간·민자 분야의 투자애로 해소를 통해 투자 부문에서 더 꺼지는 상황을 방지했다고 본다”며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공공기관과 민간부문의 투자를 통해 조금 더 성장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통해 총 4조5000억 원 규모의 ‘신규 설비투자 촉진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세액공제 대상인 생산성 향상시설 대상 확대 등 민간투자 촉진세제 3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또 개정 유턴지원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턴기업 실적을 역대 최고 수준인 22개 이상, 누적 90개 이상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유턴기업은 2017년 4개, 지난해 10개, 올해 16개로 점진적으로 증가세다.

▲2020년 경제정책 방향 주요내용. (자료=기획재정부)
▲2020년 경제정책 방향 주요내용. (자료=기획재정부)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 국내에 투자하는 국내·외 기업에 대해선 입지 등 투자 지원체계 혁신방안을, 경제자유구역 육성을 위해서도 별도의 혁신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련한다.

특히 내수소비 진작을 위해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를 적극 활용한다. 코세페 기간 중 하루를 지정해 당일 구입한 특정 소비재 품목 대한 부가가치세(10%)를 환급해주고, 매년 변동되는 코세페 개최 시기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특정 시기로 고정할 계획이다. 10년 이상 노후차를 경유차가 아닌 신차로 교체 시 개별소비세를 6월까지 100만 원 한도로 인하하고, 고효율 가전기기 구입 시에는 구매금액 일부를 환급해주는 방안을 마련한다.

더불어 해외소비의 국내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입국장 면세점에서 담배 판매를 허용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1인마켓인 세포마켓의 통신판매업 신고 면제기준 완화를 검토한다.

이 밖에 정부는 8대 핵심과제의 일환으로 금융·공공·바이오 등 데이터 공개를 확대하고, 10대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 간 연계를 강화한다.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선 100대 핵심품목 기술개발에 3년간 5조 원을 투자하고, 수요·공급기업 협력사업을 내년 20개 이상 발굴한다. 여기에 카풀, 타다 등 공유경제 신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타협 계기를 마련하고, 핵심규제들을 원활히 개선할 수 있도록 사안별 특성에 따른 협의수단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에 소득주도 성장으로 표현됐던 저소득층 지원대책들은 수혜대상별로 나눠 추진한다. 청년에 대해선 추가고용장려금과 내일채움공제를 확대하고 여성에 대해선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 대체인력 지원금을 늘린다. 40대에 대해선 별도의 고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노인빈곤 해소와 1분위 지원, 1인가구 증가에 대응하는 차원에선 기초연금 인상,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근로장려금 인상을 계획대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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