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신호순 한은 부총재보는 임기 9개월을 앞두고 중도 퇴임했다. 그는 20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증권금융 부사장은 전통적으로 금융감독당국 인사가 차지했던 자리다. 현 양현근 부사장도 금융감독원에서 주요 국장과 부원장보를 역임했었다.
앞서 올 4월 금융결제원장에 김학수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선임된 바 있다. 이는 1986년 6월 결제원 설립 이래 한은 출신 이외의 인사가 원장에 오른 첫 사례다.
당시 결제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한은 부총재보 A씨가 한은과 결제원 등 노동조합의 강력반발을 산데다, 때마침 공심위 심사가 강화되면서 한은 전·현직 임원이 갈 수 없게 된데 따른 것이었다.
결제원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한은을 비롯한 10개 은행이 사원은행이며, 한은이 사실상 대주주다. 업무 연관성으로 인해 한은 인사가 결제원장으로 가려면 공심위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은과 금융위간 자리 스왑설이 나돌았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주열 한은 총재가 막역한 사이였다는 점도 이같은 설에 힘을 보탰다.
실제 두 사람은 같은 강원도 출신으로, 강원도 출신이 서울로 대학을 진학할 경우 강원도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인 강원학사에 함께 기숙한 선후배사이다. 이 총재가 선배로 막역지우(莫逆之友)로 알려져 있다.
5월초 임기만료로 퇴임한 A부총재보는 역시 금융감독당국 몫인 한국자금중개 사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자금중개 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조 등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에 부딪치자 또다시 중도에 포기했다. 이후 증권금융 부사장 물망에도 올랐지만 역시 증권금융 측에서 강력 반발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로부터 촉발됐던 양 기관간 자리 스왑설은 신호순 부총재보가 증권금융 부사장으로 가면서 일단락된 셈이다. 참고로 증권금융은 공심위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