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의 내년 경기 전망이 2014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294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조사’ 결과가 19일 발표됐다.
조사에 따르면 내년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 는 전년도 대비 1.9p 하락한 81.3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조사 이래 최저다.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 SBHI는 △2014년 94.5 △2015년 92.9 △2016년 86.2 △2017년 83.1 △2018년 92.7 △2019년 81.3을 기록했다.
내년 제조업 경기전망은 전년보다 1.6p 하락한 82.1, 비제조업은 전년보다 2.1p 하락한 80.8로 2020년 경기가 소폭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계는 내년 새해 최우선 경영 목표로 ‘현상 유지’(81.3%)에 경영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사업확장’(9.4%), ‘사업축소’ (9.3%)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경제위기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현상유지’의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예상되는 경영 애로로 ‘내수 부진’(74.1%)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인건비 상승’(53.5%), ‘업체 간 과당 경쟁’(48.0%), ‘근로시간 단축’(23.9%) 순으로 조사됐다.
새해에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경제 정책으로 ‘내수활성화 정책’(73.2%)으로 조사됐다. 이어 ‘운영자금지원 등 적극적 금융 세제 지원’ (46.2%), ‘최저임금·근로시간 등 노동현안제도화 속도조절’(40.3%), ‘중소기업 판로지원’(26.7%), ‘규제개혁’(19.5%), ‘금리 및 환율안정’ (1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국내 경제에 대해 ‘나빠질 것이다’ 응답은 36.0%인 반면, ‘좋아질 것이다’ 응답은 6.3%에 불과했다. 국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그 요인에 대해 ‘기업규제 강화’(65.5%)라고 응답했다. 이어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변동 등 급격한 경제정책’(60.7%), ‘세계 경제 하강국면’(28.9%), ‘미중 무역 전쟁 영향’(26.5%)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한편, 내년 중소기업 경영환경을 전망한 사자성어에는 암중모색(暗中摸索)이 제시됐다. 중기중앙회가 전국 500개 중소제조·서비스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자성어로 풀어 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조사’ 에 따르면 응답자의 30.7%가 암중모색을 택했다. 암중모색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막연한 상황에서도 일의 실마리나 해결을 찾아내려 한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경영환경으로는 고생을 무릅쓰고 부지런히 노력함을 뜻하는 ‘각고면려’(46.1%)가 선택됐다. 내수침체, 미중 무역 전쟁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한 해로 진단했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근로시간 단축 적용 등 노동현안, 내수침체 등에 더해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요인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 전망이 어둡지만, 우리 중소기업은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전통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등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