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영화 흥행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상위 10위에 오른 미국 영화는 단 두 개 뿐이다.
영화 흥행 정보 제공업체 박스오피스 중국사무소의 마오옌 대변인은 중국의 올해 박스오피스 수입이 현재까지 613억2000만 위안((약 10조 2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2주를 앞둔 시점에서 이미 지난해의 607억 위안을 넘어섰다.
흥행 수입 기록을 이끈 것은 중국 영화였다. 흥행 상위 10편 중 무려 8편이 중국 영화다. 이들이 올린 수입은 총 226억 위안으로 나타났다. 마오옌은 “중국 영화가 현지 박스오피스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 홈그라운드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중국에 명함을 못 내민다”고 평가했다.
반면 할리우드 영화는 단 2편만 10위권에 들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42억4000만 위안을 벌어 3위로 올랐고, 14억3000만 위안을 끌어모은 ‘분노의 질주(패스트 & 퓨리어스)’ 최신작이 10위에 턱걸이했다.
중국인들의 자국 영화 사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4년만 해도 중국에서 상위 영화 10편 중 절반을 외화가 차지했지만, 그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중국의 정책도 외화가 들어설 자리를 좁게 만드는 데 한몫한다. 중국 규제 당국은 매년 34개의 외화 개봉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흥행은 영화의 세계 흥행 수익을 좌우한다.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엔드게임의 전 세계 흥행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이 22%나 됐다. 할리우드가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미국 영화가 중국 박스오피스를 이끌었던 것은 2015년 분노의 질주7로 3억9100만 달러를 벌었다.
올해 중국 흥행 수입 1위에 오른 영화는 7월 개봉한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로 50억 위안을 거둬들였다. 이 영화는 2017년 개봉한 중국 영화 ‘특수부대 전랑2’에 이어 중국에서 2번째로 큰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됐다.
WSJ은 중국 박스오피스가 지금보다 더 중국적이었던 적은 없으며, 중국 영화 산업계에서 할리우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