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19일 “4분기 들어 3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의 유출세가 이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장기화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과 최근 재부각되는 북핵 리스크와 연관지어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하는 현상이 아니냐는 해석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유출 흐름은 연말 북클로징(book-closing) 등으로 인해 만기상환 이후 신규 재투자 결정이 늦어지는 계절적 패턴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 차관은 이날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제1회 국채발행전략 협의회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협의회는 발행당국과 국채시장 업권별 대표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채시장 관련 중요 정책사항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마련된 고위급 협의체다. 구 차관의 주재로 은행·증권·보험업권 등에서 총 15개 기관 대표·부대표급이 참석했다.
구 차관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이 여전히 양호하고 차익거래 유인도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발간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서도 한국 채권시장은 글로벌 충격 발생 시 오히려 자본이 유입되는 등 안전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국채와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대내외 신뢰가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국채시장 수급여건 및 발행계획과 관련해선 “정부는 내년에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을 512조3000억 원으로 9.1% 증액하는 등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며 “이로 인해 국고채 발행한도도 130조2000억 원으로 올해 발행실적인 101조7000억 원보다 크게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같은 국채 발핼량 증가에 대해 일부에서는 시장에서의 공급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재 국채시장 규모나 전반적인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도 발행량은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무난하게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내년도 국고채 총 발행한도는 130조 원 수준이나 올해에 비해 실제로 늘어나는 물량은 28조 원 규모로 우리나라 국채시장 규모(연간 3500조 원)를 감안할 때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국고채 중장기물에 대한 보험사의 견조한 수요와 단기물에 대한 은행·증권,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입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수요 우위의 국고채시장 수급여건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내년에 국고채 발행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국고채전문딜러(PD) 평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발행시장에서의 수요기반을 더욱 확대하려는 제도개선 노력도 공급물량을 차질없이 소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정부는 앞으로도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수급요인이 시장 교란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연물별 발행물량과 바이백 물량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적기에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2020년 국고채 발행계획 및 제도개선방안’과 ‘중장기 국채시장 발전방안’이 논의됐다. ‘2020년 국고채 발행계획’은 내주 최종 확정 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