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證 매각 검토..종합증권업 첫 실패 사례로 남을 것인가?

입력 2008-09-10 11:03 수정 2008-09-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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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증권업 경쟁속 차별화에 실패

유진투자증권이 보유지분 매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중견기업의 종합증권업 진출을 두고 첫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시중에 증권사가 꾸준히 신설되면서 유진투자증권 역시 무한 경쟁으로 내몰렸고 이러한 경쟁속에서 대형증권사와 중소형증권사간의 애매한 포지션 및 차별화된 경영 전략 수립 실패로 공식적인 매각 검토에 이르게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진그룹이 지난해 3월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의 지배주주가 된 이후 금융부문을 건설 및 유통과 함께 3대 성장축으로 삼고 장기성장 전략 하에 증권업의 성장 잠재력을 육성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그룹 자금 사정의 악화와 증권업 경쟁 심화가 주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중순부터 1년 이상 교보증권 인수를 추진하다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지난 7월 공식적으로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것 또한 표면적으로는 인수가격차를 내세웠지만 지난해 하이마트 인수로 인한 재무 부담 과중으로 유동성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여파로 얼마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여러 중견기업들의 유동성 악화설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몸살을 앓았고

실제 시중의 신용평가사들 역시 재무적 부담이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유진투자증권을 포함한 유진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1조1000억원의 부채가 발생해 부채비율이 195%까지 상승했다.

이에 유진그룹측은 재무구조 건전화를 위해 3000억원대의 자산매각 추진과 고려시멘트와 기초소재 부문을 합병해 부채비율을 130%까지 내리는 경쟁력을 강화 방안을 시장참가자들에게 알린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2008회계연도 지난 1분기(2008년 4~6월)에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자회사인 유진자산운용도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영업손실이 6억27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이 매각 검토를 공식적으로 시인함에 따라 사내 안팎에서도 당혹스러운 한편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사내의 몇몇 관계자들은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경제상황 변화로 인해 소기의 성과 달성이 어려워짐에 따라 부득이 이러한 검토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해듣긴 했지만 그동안 유진기업내 증권업 육성의지가 강했고 일련의 행보를 돌이켜봤을 때 다소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일선 영업점 관계자 역시 "그동안 관련 기사를 접하며 매각과 관련해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만 막상 공식입장을 전해듣게돼 섭섭하다"며 "올들어 주식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당 지역별 시중 증권사 간 '파이'다툼 속에 유진투자증권의 적극적인 영업전략에 힘입어 성장해왔으나 이러한 소식에 솔직히 힘이 빠지고 고객들 보기가 민망하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신설증권사의 무분별한 난립과 향후 이러한 경쟁구도 속 꾸준한 수익원 확보가 힘들 경우 적자를 낸 증권사들의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는 예상을 그룹측에서도 미리 인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업 설립 인허가와 관련된 자통법 특성상 증권사 진입과 퇴출 규정 또한 유진투자증권이 설립될 당시보다 한결 쉬워진 것도 무시 못할 요인"이라며 "이번 유진투자증권의 매각과 관련된 공식입장 표명이 제조업기반의 금융업 진출, 특히 증권업 진출의 첫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남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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