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가량은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가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5명 중 1명 꼴에 불과했다.
20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2명에게 향후 1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나빠질 것(비관)’이라는 응답이 46%로 나타났다. ‘좋아질 것(낙관)’이라는 응답은 20%였고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9%였다. 지난달 조사와 비교하면 낙관 전망은 3%포인트(P) 늘었고, 비관 전망은 3%P 줄었다. 19개월 연속 비관론이 낙관론을 앞서지만, 지난 9월부터 4개월 동안은 비관론이 감소하고 낙관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대부분 지역과 연령, 직업, 생활수준에서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했다. 낙관론과 비관론의 격차를 나타내는 ‘순지수(낙관론에서 비관론을 뺀 값) 50대(-39)가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29), 20대(-24)와 30대(-21), 40대(-12) 순이었다. 다만 유일하게 진보층 이념성향을 가진 응답자의 경우 경기를 낙관하는 전망이 32%로 비관론(29%)를 앞섰다.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18%가 ‘좋아질 것’, 28%가 ‘나빠질 것’, 52%는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또한 19개월 연속 비관론이 앞선다. 살림살이 전망은 자신의 생활수준이 낮다고 답한 응답자들일수록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점점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20~40대보다 50대와 60대 이상 계층에서 비관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밖에 실업자가 향후 1년간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이 53%, ‘감소할 것’,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18%, 23%로 비관이 크게 앞섰다. 노사분쟁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54%,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9%였다. 이들 항목의 비관론·낙관론 격차는 4개월째 큰 변화가 없었다. 국제분쟁에 대해서는 50%가 ‘증가할 것’, 12%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한일 갈등과 미중 분쟁이 격해진 8월 이후 매달 비관론이 완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한국갤럽은 “전반적으로 볼 때 문재인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와 부정 평가자 사이의 경제 전망 간극이 크다. 양자 간 항목별 인식 차는 경기 전망에서 가장 크며 그다음은 실업·살림살이, 국제·노사분쟁 순”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현 정부에 대한 신뢰 정도가 정치 현안뿐 아니라 경제 상황 인식에도 작용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