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에이엘, 해 넘기는 재무구조 개선…유증ㆍCB 또 연기

입력 2019-12-20 14:43 수정 2019-12-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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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이 또 다시 연기되면서 연내 재무 안정화를 꾀하던 대호에이엘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이 최대주주 대호하이텍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25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이 12 월 19일에서 내년 2월 26일로 2개월가량 늦춰졌다.

이와 함께 대호에이엘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발행을 추진한 CB 역시 내년 1월 22일이 돼야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호에이엘은 유증 정정과 함께 1ㆍ2회차 각각 150억 원, 152억 원 총 302억 원 규모의 CB 발행도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사채는 원데이즈인터네셔널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대호에이엘은 2002년 남선알미늄의 판재사업과 기물사업 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곳이다. 주 생산제품으로는 알미늄 코일(Coil), 판재(Sheet) 및 고품질 환절판(Circle Sheet) 등이다. 과거 주방기물 매출이 50%였다면 최근에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매출이 60%를 넘고 있다. 알루미늄 판재업계에서는 노벨리스코리아를 비롯해 조일알미늄, 대창AT 등의 경쟁사가 있다. 1위는 노벨리스코리아로 점유율이 80%를 웃돌며, 대호에이엘은 3위권이지만 점유율은 4~5%로 선두와의 격차가 크다.

최근 10년간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11년 별도기준 1700억 원대로 정점을 찍은 뒤에 1200억~1300억 원에 머물러 있다. 또 올해 들어선 작년보다 10%가량 더 줄어 3분기까지 872억 원에 그쳤다. 게다가 수익 창출 능력도 떨어진다. 2010년 한때 영업이익률이 8%대를 기록했던 적도 있지만 최근 수년간은 1%대 전후로 낮아졌다.

시설 투자와 원재료 매입 대금 등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다 보니 부채비율도 높은 편이다.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일반대출과 유산스 등 단기차입금만 459억 원에 달한다. 다만 지속적으로 부채를 낮추려는 노력에 부채비율은 2014년 331.3%에서 지난해 203.4%까지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해 3분기 말 기준 246.1%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호에이엘은 이번 유증과 CB 발행을 통해 마련하는 자금 552억 원 중 절반을 조금 넘는 300억 원을 채무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대호에이엘은 19일 장중 유증과 CB 발행 연기 공시가 나오자 주가는 급격히 낙폭을 키우며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으며 20일에도 약세가 이어졌다. 유증과 CB 발행으로 늘어날 주식 물량 부담보다 재무 개선 계획이 차질을 빚은 데 따른 우려의 시각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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