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에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인도 무선 통신업체들이 데이터 요금을 대폭 인상한 탓에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다. 이달 초 인도 3대 무선 통신업체들은 데이터 요금을 41%나 인상했다. 인도 경제 성장 둔화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급증한 데이터 요금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트카르쉬 신하 벡슬리어드바이저스 애널리스트는 “인도 사람들은 저렴한 비용 때문에 물 쓰듯이 데이터를 사용해 왔다”면서 “데이터 요금 인상은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인도는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들의 앞다퉈 진출하는 주요 격전지였다. 저가 광대역 통신망이 갖춰진데다가 영화 산업이 잘 발달돼 있고 영어 사용 인구가 많다는 점 등이 인도를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들이 데이터 비용 인상에 맞서 신속히 구독료를 낮춘 게 배경이기도 하다.
인도에서 구독자 10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한 발 앞서 나갔다. 석 달 구독한 가입자에게는 구독료를 절반으로 대폭 할인해주는 정책을 도입했다.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플러스, 아마존의 프라임, 월트디즈니의 핫스타 모두 올해 줄줄이 가격 할인에 나섰으며 다른 지역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애플TV플러스의 경우, 미국과 일본에서 한 달 구독료가 5달러인데 반해 인도에서는 1.40달러에 불과하다.
신하 애널리스트는 “콘텐츠 경쟁이 거의 대등한 상황에서 가격이 고객 유인의 핵심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넷플릭스는 인도에만 적용하는 ‘인도용’ 가격을 출시했고 아마존도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는 안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인도 시장에서 사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들은 인도 고객 유치를 위한 콘텐츠에 돈을 쏟아 붓는다는 계획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더 인도스러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로컬 TV 프로그램와 영화 제작에 4억2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