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사내 개인방송 채널 ‘쿠키티비(Cookie-TV)’를 오픈했다. 개개인이 학습한 내용 중 일부를 동료들과 공유하는 등 구성원의 자발적인 학습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여러 구성원이 개인방송에 참여한 가운데, 정승규 TL(테크니컬 리더)은 8개월간 40여 개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쿠키티비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SK하이닉스 직원이다. 정 TL이 개인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TL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P램에 도입되는 컨트롤러 설계를 맡고 있다.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제어해 데이터를 읽고 쓰고 저장하게 해주는 시스템 반도체이다.
그는 “회사에서 디지털 설계 관련 교육은 제공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칩을 만들 때 필요한 기술 등을 가르치는 강의는 없다”며 “그래서 직접 이 과정에 필요한 기술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상에는 기술을 다루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연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직접 제작한 PPT 자료 화면을 띄워놓고 친절한 설명을 더하기도 한다.
정 TL은 “보안 문제로 시연 과정을 녹화할 수 없는 기술도 있다”며 “그래서 시연 불가능한 기술에 대해서 그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떠한 교육을 찾아서 들으면 좋은지에 대해 가이드하는 영상을 제작한다”고 말했다.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만큼 일주일에 한 개꼴로 영상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콘텐츠를 만든 데는 구성원들의 격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 TL은 “일과 병행하며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사실 힘이 들 때도 잦다.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제 강의가 도움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사내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를 통해 감사의 쪽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뿌듯해 했다.
정 TL은 최근 반도체 콘텐츠 제작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SK하이닉스 협력사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의 일환으로 협력사에 반도체 기초 영상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새 강의에 대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곧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길이라는 것을 평소에도 잘 인지하고 있다. 늘 해오던 활동을 통해 회사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 TL은 반도체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개발도상국 지역의 경제적 빈곤 퇴치에 적용되는 ‘적정기술’에 관심이 있다. 전공 분야가 아니라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적정기술 관련 영상을 제대로 제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