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55% 플라이강원, '김 샌' 클라우드펀딩

입력 2019-12-25 08:00 수정 2019-12-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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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가는 투자자들"… 투자 마감 열흘도 안남은 상황, 달성률 38% 불과

국내 일곱번째 저비용항공사(LCC)로 첫 날개짓한 플라이강원이 야심차게 내놓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성적이 저조하다.

투자 기간이 내년 초로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목표금액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으며, 투자자들이 다소 빠져나가고 있어 흥행 실패 가능성도 제기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의 16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고 목표금액을 10억 원으로 설정했다.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에게는 배정 금액에 따라 항공권 지급 등 다양한 혜택도 주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하지만 투자 마감 시점이 열흘도 안남은 상황에서 현재 달성률은 38%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 22일에는 39%였지만 이틀 간 투자자들이 1% 가량 빠져나가기까지 했다.

이는 11월 첫 운항 성적이 좋지 않아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향우에도 당분간 항공업 특성 상 지출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플라이강원의 지난달 탑승률은 65%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는 50%까지 떨어진 상태다. 통상 항공사 첫 운항의 경우 기대감이 반영돼 90%대의 탑승률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플라이강원 재무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말 기준(추정치) 자본규모는 17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305억 원) 대비 반토막이 난 반면 부채는 220억 원으로 1년 만에 11배 가량 증가했다. 지속적으로 자본금을 갉아먹고 있다 보니 자본잠식률은 55%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항공산업 특성상 초기에 대규모 투자비용이 발생하고 이익을 내기까지 아주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기존 항공사들의 초기 출발 당시 재무상황보다 좋지 않다.

특히 현재 항공 시장 자체 상황이 악화일로다. LCC가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기존 LCC들조차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신규 LCC가 수많은 걸림돌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플라이강원은 국내 항공사들이 선보인 적 없는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로 항공과 관광 상품을 연계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 국내를 찾는 해외 관광객 대상의 인바운드 시장을 넓히겠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기존 LCC들도 잘 풀지 못하고 있는 과제다.

아울러 플라이강원은 2년 뒤인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22년 IPO(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시장 상황이 좋았던 과거에 출범한 선배 LCC들이 흑자전환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년이 넘었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항공여객 수요 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경쟁사 대비 규모적으로 열위에 있는 플라이강원은 가격 경쟁에서도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인천/김포~제주와 같은 캐쉬 카우 노선이 아닌 타 지방공항은 여객 수요가 계절에 따라 편차가 클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요 기반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타사들과 경쟁을 해야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플라이강원은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신생 항공사로 11월 양양~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첫 운항했다. 이달 26일 양양~대만 타이베이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에도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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