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제조사(공급업자)로부터 대리점 직원을 3명 이상 신규 채용하라고 통보받았다. 여기에 A대리점 직원을 B대리점으로 이동시키라는 지시도 받았다. A 씨는 제조사가 인사 등 대리점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런 와중에 제조사가 대리점에 경영 개입 수준을 사전에 알리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대리점계약서가 보급되면서 A 씨의 불만은 어느 정도 누그러지게 됐다.
공정위는 자동차판매를 비롯한 자동차부품, 제약 등 3개 업종의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새로 제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표준계약서는 우선 자동차판매 대리점이 불만 사항으로 꼽고 있는 공급업자의 과도한 대리점 경영에 대한 간섭을 해소하기 위해 대리점의 시설(사무실·전시장 등) 및 인력 관리에 대한 기준을 사전에 대리점에 공개하도록 했다. 또 대리점이 공급업자와의 사전협의를 거쳐 관련 부대사업(보험·등록·부품·정비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공급업자의 시공업체 지정 및 리뉴얼(재시공) 요구로 발생하는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업자가 시공업체를 지정하는 것을 막고 대리점이 선택할 수 있도록 2개 이상의 시공업체를 제시하도록 했다. 높은 비용의 견적이 제시되는 경우에는 대리점이 다른 시공업체 제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공급업자가 이를 거절할 경우 대리점이 자체적으로 시공업체를 선정토록 했다. 인테리어 리뉴얼 기간은 5년 이상으로 설정해 잦은 대리점의 시공 부담도 완화했다.
외관상 즉시 발견할 수 없는 상품의 하자가 추후 확인될 경우에는 자동차판매 및 자동차부품 대리점에 공급업자에 반품할 수 있도록 했다.
제약 대리점에 대한 리베이트 보복조치 금지도 명확히 했다.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받은 대리점이 이를 관계기관에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한 행위에 대해 공급업자가 보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책임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대리점의 투자비용 회수 및 안정적 거래의 보장을 위해 제약 및 자동차판매는 4년, 자동차부품은 3년의 최소 계약 기간을 보장토록 했다.
이번 표준계약서는 강제지침이 아니다. 다만 공급업자가 표준계약서를 보급해 사용할 경우 공정위의 공정거래협약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며 우수 업체로 선정되면 직권조사 면제 등이 부여된다.
공정위는 앞으로 공급업자 및 대리점을 대상으로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표준계약서의 도입 및 사용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