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호텔, 크리스마스에도 절반 비어…‘1만 원 방값’에도 손님 오지 않아

입력 2019-12-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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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개월간 숙박비 낮춰도 객실 채우기 힘들어”

▲온라인 호텔 예약사이트에 홍콩 호텔 객실 요금이 표시돼 있다. 홍콩/신화뉴시스
▲온라인 호텔 예약사이트에 홍콩 호텔 객실 요금이 표시돼 있다. 홍콩/신화뉴시스
홍콩에서 장기간 시위사태가 지속되면서 현지 관광산업에 궤멸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홍콩 호텔들이 심지어 방값이 하룻밤에 12달러(약 1만 원)에 불과한 곳이 등장했음에도 크리스마스에 객실의 절반가량이 비었다고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호텔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트립닷컴에 따르면 칭이지역에 있는 윈랜드800 호텔은 크리스마스 당일 방값으로 가장 저렴한 곳이 93홍콩달러(약 12 달러)였다.

이 호텔은 3성급이며 800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고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도 제공한다. 그럼에도 시위사태 속에 손님이 오지 않아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방값을 아주 저렴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날 방값도 심지어 9월 가격보다 오른 것이다. 9월 가장 저렴한 객실 요금은 71홍콩달러였다.

홍콩 내 9개 호텔을 보유한 매그니피선트호텔인베스트먼츠의 윌리엄 청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시위사태 초창기에는 숙박비를 크게 낮추면 객실을 다 채우거나 객실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했다”며 “그러나 지난달과 이달에는 가격을 매우 공격적으로 낮춰도 객실을 채우기가 어렵다”고 한탄했다. 이어 “홍콩 전역에서 3성급은 물론 4성급과 5성급 등 모든 호텔이 숙박비를 낮춰 동등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매그니피선트 산하 호텔들은 올해 9~12월 매출이 지난해 비교해 최대 70% 급감했다. 윌리엄 청 회장은 “우리 호텔들은 크리스마스에 그럭저럭 객실 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했지만 매출은 개선되지 않았다”며 “침사추이 등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의 호텔들이 현재 가장 심한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은 331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7% 급감했다.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쑨훙카이부동산은 지난 16일 “지난달과 이달 호텔 사업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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