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1일 롯데박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등 백화점 4사 및 신세계 이마트의 구조적 관행적인 불공정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3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5대 대형유통업자에 대해 일시에 조사해 시정조치를 하고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사례였던 배타적 전속거래에 대해 처음으로 적발해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가 적발해 낸 이들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는 크게 ▲납품업자로부터 경쟁백화점의 매출정보 등 부당취득행위 ▲ 납품업자의 경쟁백화점 입점방해 ▲납품업자 파견사원의 판매업무외 종사행위 ▲ 의류가격 부당 표시행위다.
구체적으로 이들 업체들은 납품업자로부터 타 경쟁백화점의 백화점과 납품업자간 상품 수발주,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EDI정보통신망에 접속하는 아이디(ID) 및 패스워드(PW)를 취득하고 동 EDI에 접속하거나 파견사원을 통한 구두확인 등으로 납품업자의 타 경쟁백화점의 매출정보 등을 부당취득했다.
특히 EDI 접속시에는‘실시간별, 월별 매출액, 수수료율, 상품원가, 판매가 및 재고량 등'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온 것이다.
또한 이들 업체들은 경쟁백화점에 납품업자가 입점하는 것을 사전에 방해하고, 경쟁백화점에 입점하는 경우에는 마진인상, 매장이동 등 불이익을 제공하거나 퇴점시켜왔다.
이와 함께 납품업자로부터 판촉사원을 파견받아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고 이마트 소유 상품의 유통기한 점검 등 자기의 업무에 종사시킨 사실과 의류 할인코너에서 할인되지 않은 기획상품을 판매하면서 마치 할인상품인 것처럼 기만적인 표시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에 이들 5개 업체들에 대해 법위반행위 금지와 함께 시정명령 받은 사실의 납품업자 통지 및 사업장 공표하도록 명령했다. 각각 롯데백화점 7억2800만원, 현대백화점 3억2000만원, 신세계백화점 3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와 관련 그간 언론보도를 통해 단서를 포착해 왔고 그후 납품업자 관계자 면담, 서면실태조사 결과와 신고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관련 혐의 확보 후 조사를 실시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에는 대형유통업자에 대한 조사 후 법위반 혐의를 발견하고서도 증거 부족 등으로 위법성 입증이 쉽지 않았으나 이번 조사는 경쟁백화점에서 제공한 자료가 보충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 백화점 4사와 이마트 등 5개 유통업체에 대한 이번 시정조치는 방송 언론 보도 등에서 제기된 불공정거래행위를 신속히 조사해 적발 시정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정보화시대에 기업의 핵심정보로서 아이디(ID)와 패스워드(PW) 관리가 중요하나, 대형유통업자의 납품업자 취득행위와 매출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행위를 처음으로 적발했다는 점도 의의를 두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정조치를 통해 "납품업자의 자율적 경영을 촉진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며 납품업자를 통한 경쟁백화점의 매출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하는 행위를 시정해 대형유통업체와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납품업자로부터 부당하게 판촉사원을 파견받는 행위가 시정됨으로써 납품업자의 과도한 판촉사원 인건비 부담 완화와 그간 백화점들이 할인판매와 관련 관행적으로 해오던 기만적인 가격표시 방법을 시정함으로서 소비자 피해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의 납품업자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올해 안으로 대형유통업체가 공정거래를 자율적으로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