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배달전문 공유주방 ‘이유있는주방’, “손님들 북적...잘 나가는 이유 있네”

입력 2019-12-29 17:00 수정 2019-12-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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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수 이유있는사람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수익분배형 배달전문공유주방 ‘이유있는 주방’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준수 이유있는사람들 대표가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수익분배형 배달전문공유주방 ‘이유있는 주방’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얼핏봐서는 새로 생긴 백화점 푸드코트나 음식점 건물이다. 건물 외벽 통유리를 통해서는 안쪽에서 요리사들이 분주히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다 보인다.

29일 찾은 배달전문 공유주방 ‘이유있는주방’ 1호점에는 손에 봉투를 든 손님들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배달품을 가져가기 위해 라이더들도 연신 매장문을 열었다.

정준수 이유있는주방 대표는 “지난 11월초 개점하고 한 달이 조금 넘었다”면서도 “이달부터는 순익을 낼 수 있을만큼 반응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유있는주방은 배달 전문식당 운영자를 위한 공유주방이다. 보통의 공유주방이 요리를 전공하는 학생이나 기존 업체의 메뉴개발용 테스트 주방으로 이용되는 것과는 다소 다르다. 이른바 ‘프로’가 상주하며 장사를 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겉으로는 방을 빌려주는 기존 업체들과의 차별점이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가 꼽는 가장 큰 차이는 우선 회사의 수익모델이다. 기존의 공유주방이 시간당 사용료를 받거나 인근 건물대비 싼 임대료를 받는 식의 정액제로 운영되는 반면 이유있는주방은 ‘수익분배’의 형태를 택하고 있다.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사용료로 받는 식이다. 입점업체들의 매출이 커질 수록 회사의 수익도 많아진다. 이른바 ‘공생’이자 회사가 입점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일정 매출구간을 넘어서면 매출에서 사용료로 떼는 비율도 적당히 감해준다.

업주들과 상생뿐 아니라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입점업체의 매출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컨설팅 한다는 게 이유있는주방의 생존복안이다. 정 대표는 “무형의 자산인 마케팅 전략이 회사에 쌓이는 것은 물론 점주들에게는 점점 효과적 전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점업체들이 잘 되고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회사는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 정 대표는 “1호점 입점업체 7곳의 하루 매출이 평균 100만 원에 달하기도 할 정도”라며 “배달 주문을 받는 곳들이라 개업효과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이유있는주방만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입점 업체 이용 소비자들과 잠재 구매자들에게 조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배달음식을 꺼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위생에 대한 불안이라는 점을 노린 포석이다. 매장형 주방을 만든 이유도 거기에 있다. 전화주문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내방을 가능하게 해 직접 눈으로 보게 되면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매장을 호기심에 들러보거나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을 하는 것도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호점에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음식을 사가는 사람들을 위한 무인판매기가 설치돼 있다. 나아가 이유있는주방은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스트리밍 서비스 등 조리과정 생중계도 준비중이다. 배달음식의 주요 소비층인 젊은 층을 겨냥한 것이다. 정 대표는 “배달주문뿐 아니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통해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며 “음식을 먹고갈 수 있는 식당같은 공간도 기획중”이라고 말했다.

이유있는주방은 현재 2호점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입점 대기중인 업체가 20여 곳 된다. 이유있는주방의 1차 목표는 10개 매장을 서울 시내에 확충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장기적인 목표는 서울시내 전 동 단위 행정구역에 1곳 이상의 배달전문 공유주방을 만드는 것”이랴며 “생각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펼쳐 볼 수 있도록 사업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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