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선점하나...내년 미국·유럽·아시아서 임상실험

입력 2019-12-3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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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노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치매에 걸린 노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새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내년에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임상 실험에 들어간다.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알츠하이머 시장을 중국이 선점하려고 서두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그린밸리제약은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츠하이머 치료제 ‘올리고마네이트’의 임상 실험을 위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 걸쳐 200개 지역에서 18개월 동안 경증 치매 환자 2046명 모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올리고마네이트’는 지난달 중국 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2003년 포레스트랩이 내놓은 치료제 ‘나멘다’가 미국에서 승인을 얻은 후 17년 만에 첫 중국산 알츠하이머 치료제 승인이었다. 약은 150mg의 캡슐 형태로 이날부터 중국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환자는 하루에 두 번, 3알씩 먹어야 한다. 일주일치 약값은 895위안(약 15만원)이다. 다만, 조건부 승인에 따라 그린밸리제약은 약효와 장기 복용 시 안전 및 효율성에 대한 추가 연구를 더 수행해야 한다.

그린밸리는 2020년 2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임상실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리진허 그린밸리 부사장은 “회사는 임상실험을 가속화해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제품 출시를 위해 전 세계 제약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이외 지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그린밸리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특히 서구에서 보통 제약회사들이 약을 승인받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데 반해 중국은 너무 빨리 승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제약 등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등 미국과 유럽에 비해 신속한 승인을 해주고 있다.

그린밸리는 “우리 약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임상 실험에서 환자들이 호전되는 것을 분명히 봤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오랫동안 수 십 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정복하지 못한 미개척지다. 치료제 개발이 늦어지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는 중국 1000만 명, 미국 580만 명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이 알츠하이머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엄청난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한편, 그린밸리의 올리고마네이트는 서구와 달리 해조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해조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인구군에서 상대적으로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낮다는 점에 착안해 신약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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