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핵심’ 공수처 내년 7월 출범…권력 견제 ‘제도화’

입력 2019-12-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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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 최정점으로 靑 선택수사” 우려도 제기

▲4+1 협의체가 마련한 공수처 설치법안 수정안이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4+1 협의체가 마련한 공수처 설치법안 수정안이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자 검찰 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년 7월 출범할 예정이다.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를 다루는 독립기관인 공수처의 설치로, 기소권을 독점해오며 비대해진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만, 검찰·경찰 등이 범죄 수사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이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친(親)권력 성향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본격적인 출범 전까지는 잡음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에서 30일 공수처 처리법안이 통과됐다. 이날 표결에서는 재석 의원 176명 중 159명이 찬성했고, 14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통과된 법안은 공표 6개월이 경과한 뒤 시행됨에 따라 공수처는 내년 7월경 설치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범한 죄’를 수사하는 독립기관이다. 고위공직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총리 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 공무원,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 포함된다.

또한, 국회사무처·국회도서관·국회예산정책처·국회입법조사처·대법원장비서실 등의 정무직 공무원과 시도지사 및 교육감 등도 해당된다.

이 가운데 공수처는 경찰·검사·판사에 대해서는 직접 기소권과 공소유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동안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이나 기소권, 공소유지권 등이 일부 분산되면서 검찰 개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대상 범죄는 뇌물, 배임, 범죄은닉, 위증, 친족간 특례, 무고와 고위공직자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해당 고위공직자의 범죄 등으로 규정했다.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장과 차장 각 1명을 포함해 25명 이내로 한다.

공수처장은 판사·검사·변호사 등 경력 15년 이상의 인물 중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3년 단임이며 정년은 65세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는 6명이다.

수사처 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재판·수사 또는 수사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경력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자로, 인사위원회에서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검사 출신은 수사처 검사 정원의 절반을 넘을 수 없고 임기는 3년, 3회 연임이 가능하다. 정년은 63세다.

공수처 수사관은 ‘7급 이상의 수사 관련 공무원 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규모는 40명 이내다.

공수처 검사의 임용과 전보, 그 밖에 인사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인사위원회는 공수처장과 차장, 처장 추천 1명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으로 총 7명이다.

그러나 공수처 출범 전까지 크고 작은 잡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수처가 경찰·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공수처 설치법안 제24조 2항’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공수처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취합한 고위공직자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정보를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공수처법은 자기편 비리·은폐 감싸기 법”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법안 통과 후 “2019년을 하루 남긴 오늘 언필칭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에 의해 악법 중 악법인 공수처법이 날치기 처리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3조3항에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해 업무 보고, 자료 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법문이 추가됐고,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통보한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 개시 여부를 최대한 신속하게 회신하도록 수사처 규칙에 기한을 특정해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보완책도 마련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는 공수처 설치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청와대는 “공수처 설치가 마침내 입법에 성공한 것은 국민께서 특히 검찰의 자의적이고 위협적인 권한 행사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일 것”이라며 “공수처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함에 차질이 없도록 문재인 정부는 모든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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