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관련株, 손실에 울고 주가에 또 운다

입력 2008-09-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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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고공행진, 주가는 반토막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100원선을 넘나들며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Knock-In Knock-Out)에 가입된 상장기업들은 추가손실이 예상되며 주가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 관련주들은 바닥을 쳤다는 의식이 형성되며 반등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성장잠재력이 훼손된 기업에의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증시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코에 가입된 상장기업은 총 519개사로 6월말 현재 손실규모가 1조5000억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환율이 1040원선인데 반해 지난달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11일 현재 1109.50원을 기록, 관련 기업들의 추가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키코관련주들은 연초 이후 시장 수익률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대비 유동성이 부족한 코스닥업체들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태산엘시디의 경우 올 6월말 기준 806억4169만원(자기자본 대비 129%)의 통화옵션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태산엘시디의 주가는 연초 대비 67% 하락했다.

디에스엘시디 역시 상반기 516억원(자기자본 대비 44%)의 손실을 기록, 주가는 연초이후 52% 하락한 상태다. 심텍, 재영솔루션, 제이브이엠 등 자기자본 대비 3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한 종목들 대부분의 주가가 연초 대비 반토막났다.

문제는 환율의 오름세가 쉽게 반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키코에 가입한 기업들의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는 것.

한 시중은행 딜러는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환율의 상승요인은 여전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급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디에스엘시디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일장일단이 있다"며 "디에스엘시디의 경우 환율이 1100원일 경우 키코로 인한 손실은 약 20억원이며 환율이 1200원일 경우 키코 손실은 36억원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환율이 올라가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에스엘시디의 경우 하반기 들어 월별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 키코 손실을 커버하고도 월별로 10~20억원 가량이 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키코관련주들에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키코 관련주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해당 업체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됐다는 부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의미 있는 반등이 관찰되면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키코 관련주를 보유하지 않은 신규 투자자라면 지금이 하락장의 일부라는 점을 고려해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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