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이주열 총재 “혁신성장동력 확충해야”

입력 2019-12-31 12:00 수정 2019-12-3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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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하회·물가압력 약화..완화정도 조정여부 대외리스크+경제+금융안정 종합고려

“우리나라가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는 단기적으로 성장세 회복을 도모하면서도 혁신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다. 혁신기반 경제로 나가는데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머뭇거린다면 성장잠재력 확충은 지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2020년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진전을 고려할 때 양적 투입 확대와 같은 종래의 방식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육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이 창의적 혁신역량을 발휘해 투자 확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율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판단은 2020년 역시 대내외적으로 녹록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실제 이 총재는 “대외적으로는 그간 글로벌 저성장 원인으로 작용해 온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해 있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보호무역주의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하방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며 “대내적으로는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저출산·고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계층 간 양극화 등이 성장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로 과거와 같은 수출중심 성장에 의존하기도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한은 역시 성장세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가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저성장·저물가가 이어지면서 2020년에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물가상승 압력도 약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다만 연 1.25%로 역대 최저 수준에 와 있는 기준금리 수준을 추가로 인하할지 여부는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올해 국내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는 대외 리스크 요인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흐름,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여건 변화와 금리정책 여력 축소에 대비해 통화정책체계를 재고찰하고,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도 강구할 방침이다. 그는 “최근 주요국에서는 통화정책체계를 재고찰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은도 인플레이션 결정구조와 정책여건 변화를 살펴보면서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에 개선할 사항은 없는지 점검하고 효율적 운영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 시계에서 국내 금융·경제 여건에 적합한 금리 이외 통화정책 수단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목표간 상충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책 커뮤니케이션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한 적기 시장안정화 조치와, 저금리에 따른 수익추구 행위로 자금이 부동산이나 위험자산으로 쏠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균형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디지털기술 발전에 따른 지급결제 인프라 확충·개선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 차세대 한은금융망 구축사업 등도 차질없이 완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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