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A시대 明과 暗]①‘먹튀’ 이미지 벗고 M&A 흥행 주연된 ‘사모’님

입력 2019-12-3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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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도 사모펀드가 시장을 지배할 전망이다. PEF주도의 딜이 5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매머드급’ 회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인수 가능한 곳이 몇몇 대기업으로 압축됐지만, 이제는 사모펀드가 M&A의 흥행을 결정하는 주연이자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실탄 앞세워 새 주인 속속 등극=31일 투자은행(IB)과 삼일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이 해외 M&A로 눈을 돌리며 PEF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대기업 주도 1조원 이상의 딜 대부분이 이들과 손을 잡고 진행되고 있다. 2011년 14%에 불과했던 사모펀드 딜은 2017년 49%, 2018년 43%로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롯데그룹이 내놓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각각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에 넘어갔다. 밀크티 프랜차이즈인 공차도 미국계 PEF 운용사에 팔렸다. 공차의 경우는 PEF끼리 경영권을 사고판 사례다.

글로벌 1위 폴리이미드(PI) 필름 생산기업 SKC코오롱PI 새 주인도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PE가 선정됐다.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칼라일그룹 등 내노라하는 PEF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LG CNS 지분 35%의 새 주인도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으로 결정됐다.

세아상역으로 넘어간 태림포장 매각에도 미국계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이 참여에 흥행을 이끈 바 있다.

투자 연한이 다가온 PEF들은 올해 M&A 매물을 쏟아내며 매각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연 4조 원대에 머물던 화수액은 지난 2018년 9조 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세계적 규모의 사모펀드 시장으로 성장=홈플러스나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이미 세계적인 사모펀드가 됐다. 현재 국내를 포함해 중국·홍콩·일본에서 운용 중인 자산 규모만 150억 달러(약 17조원)를 넘어선다. 롯데손보를 품은 JKL파트너스 역시 수조 원의 덩치를 자랑한다. 아시아나를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미래에셋이라는 FI(재무적 투자자)가 없었다면 M&A를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토종 사모펀드 투자는 세계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신규 PEF 투자 규모는 16조 4000억 원,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다. 스웨덴과 미국, 영국을 제외하면 1%를 넘는 나라가 없다.

빛이 있다면 그만큼 그림자도 뚜렷한 법. PEF 중심의 M&A시장에 대한 우려다. 회수가 목적인 PEF들이 투자보다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 기업이나 산업 자체의 성장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는 ‘엑시트 어려움, 투자자 외면, M&A시장’ 위축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구조조정과 M&A 과정에서 PEF가 제 몫과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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