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해외 도주 완전 이해한다”...日올림푸스서 해임된 우드퍼드 전 사장 작심 발언

입력 2020-01-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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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우드퍼드 전 올림푸스 사장. 블룸버그
▲마이클 우드퍼드 전 올림푸스 사장. 블룸버그
2011년 일본 올림푸스의 내부 비리를 폭로했다가 취임 2주 만에 해고된 마이클 우드퍼드 전 사장이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해외 도주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2일(현지시간) 영국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일본에서 기소된 곤 전 회장이 국외로 도피한 건 올바른 선택”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죄 등의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 여 만에 재구속됐고,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 엔의 보석금을 내고 같은 해 4월 풀려나 출국금지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다가 지난달 말 레바논으로 도주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우드퍼드는 “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중대한 의문이 생긴다”며 “곤이 왜 그렇게 했는지 완전히 이해가 간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드퍼드는 2011년 4월 올림푸스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으로 사장에 취임해 주목을 받았으나, 같은 해 10월 사장직에서 해임됐다. 취임 후 회사 내의 조직적 회계 부정과 대규모 손실 은폐 사실을 폭로하면서 일본인 임직원의 눈 밖에 난 것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올림푸스에서 회계부정이 20년 넘게 진행된 사실이 천하에 알려졌고, 그 충격파로 당시 회사 주가는 80% 이상 주저앉았다.

우드퍼드 전 사장은 “닛산자동차의 재정적 위법 행위에 대한 재판에서 곤 전 회장이 일본의 사법 제도를 회피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며 “그가 공정한 재판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으며, 그것에 대해 매우 동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용의자에 유죄을 판결할 때 유죄를 추정하는 방식에 대한 일본의 사법 시스템에 대해 비판했다.

▲닛산의 전성기 때 카를로스 곤 전 회장. 블룸버그
▲닛산의 전성기 때 카를로스 곤 전 회장. 블룸버그
우드퍼드뿐만 아니라 곤 전 회장에 대한 일본 검찰의 수사는 시작 때부터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았다. 곤 전 회장이 거액의 보증금을 내고 풀려나긴 했지만 제재가 심했다. 여권은 변호인에게 맡겨둬야 했고, 해외 출국도 금지됐다. 또 일본에서 3일 이상 여행하려면 법원의 허가가 필요했다. 도쿄에 있는 자택에서만 지내야 했고, 법원의 허락 없이는 아내와 대화도 할 수 없었다. 또 오만과 레바논에 있는 닛산 대리점 임직원과도 연락이 금지됐다. 곤 전 회장에게 허가된 외부 세계와의 유일한 접촉은 변호사가 제공한 휴대전화가 전부였다.

일각에서는 파산 직전의 닛산을 겨우 살려 놓았더니, 닛산 내부의 일본 세력들이 검찰을 이용해 곤 전 회장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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