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년회서 ‘경제활력 회복’에 한목소리…‘규제 완화’도 약속

입력 2020-01-0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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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회장 “민간부문 역동성 제고”…이낙연 총리 “규제 완화 집중 과제로”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앞줄 왼쪽부터), 김영주 무역협회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심상정 정의당 대표, 성윤모 산업부 장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앞줄 왼쪽부터), 김영주 무역협회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심상정 정의당 대표, 성윤모 산업부 장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개최한 경자년(庚子年) 신년 인사회에서 정·재계 인사들이 ‘경제 활력 제고’를 최대 과제로 꼽았다. 이들은 모두 경제 성장을 위해 ‘규제 혁신’을 가속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과제로 민간 경제의 활력 회복을 꼽았다. 박 회장은 “(지난해)민간의 활력이 크게 낮아져 기업 현장의 어려움이 컸고,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는데 속도를 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면서 민간 부문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나라 밖으로는 수출길을, 안으로는 투자 길을 터 줘야 하는데 해외 열강 간의 패권 다툼 등으로 올해도 ‘좁은 수출길’을 전망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관건은 한국경제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데 달려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법과 제도를 바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작년 이 자리에서도 규제 플랫폼 개혁을 말씀드렸지만, 실제로 청년들과 국회와 정부를 찾아보면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며 “개발 연대 이후 산업이 자리 잡는 과정에서 기득권이 견고해지고, 신산업에 대해서는 리스크(Risk)를 원천 봉쇄하는 수준까지 법과 제도가 설계돼 일을 시작조차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산업을 대하는 펀더멘탈(fundamental)을 바꾸는 수준의 대대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법과 제도의 틀을 바꿔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에 올라탄 청년들이 한국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로 성장하게 되면, 기업 생태계에 자리한 게임(Game)의 룰(Rule)이 바뀌고, 이는 다시 혁신과 투자를 이끄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 구조개혁을 위해 정부·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노력과 협조도 요청했다. 그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2020 경제정책 방향’에는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위한 과제들이 많이 담겨 있어 반가운 마음”이라며 “상당수 과제들이 국회의 도움 없이는 이행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신산업과 경제활력 입법과제들은 1월 중에라도 국회를 열어 통과시켜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앞줄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김영주 무역협회장, 최기영 과기부 장관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앞줄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김영주 무역협회장, 최기영 과기부 장관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올해 경제 여건이 나아지리라 전망하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미·중 무역 경제 리스크가 완전 해소된 건 아니지만 불확실성이 이전보단 해결됐고 올해 세계 경제가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면서 “정부는 국내 경제 성장률도 지난해보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그럼에도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는 혁신과 포용의 경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정부의 5가지 집중 과제로 △투자 활성화 △디지털 경제 전환 △주력산업 고도화 △규제 혁신 가속화 △포용성 강화를 꼽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기업의 투자 활성화 등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실질적인 규제 완화가 없어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도 노력했는데 기업인의 기대에 못 미친 듯하다”며 “올해 10개의 산업영역을 잡아서 기업이 꼭 원하는 규제와 관련한 리스트업을 해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이 분야에 대해 집중적인 규제 완화를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도 경제계 최대 규모의 행사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의 불참 이후 4년 연속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며 다소 맥이 빠진 모습이다. 전일 문 대통령은 신년 인사회를 개최하고 4대 그룹 총수 등 경제인을 초청해 경제 성장에 대한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이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덕담을 통해 “대통령이 4대 기업 총수만 보고 ‘경제가 국가다’라고 말하지 말고, 이런 자리에 와서 기업인의 사기를 올려주면 얼마나 신나게 일할까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신년인사회의 건배 제의는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이 맡았다. 이 회장은 기업의 활력이 곧 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아 “기업이 국가다”라는 건배사를 외쳤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 총리와 홍 부총리를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선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역상의에선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김무연 안산상의 회장, 조창진 원주상의 회장, 이선홍 전주상의 회장,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김대형 제주상의 회장 등이 자리했다.

정계에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으며, 노동계에선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했다.

주한 외교사절로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 슈테판 아우어 주한독일대사, 우마르 하디 주한인도네시아대사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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