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글로벌 완성차, 세계 최대 IT 쇼의 핵심으로 급부상

입력 2020-01-06 10:50 수정 2020-01-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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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독일 아우디 회장이 첫 기조연설…현대차 '미래 도시' 청사진 첫 공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속속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다양한 첨단기술의 종착점으로 자동차가 추앙받고 있는 만큼, 주요 전자기업 역시 미래차 관련 기술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물론 자동차 기업도 이에 뒤질세라 공격적인 신기술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CES 2020 개막을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글로벌 주요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각 기업의 관계자, 언론 등이 운집하고 있다.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소비자가전쇼로 시작한 CES는 2000년대 들어 모바일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스페인 MWC(Mobile World Congress)에 밀려 고전하기도 했다.

위상이 높아진 MWC와 차별을 위해 본격적으로 기타 유망 IT 산업에 눈을 돌려 '종합 IT 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자동차 기업과 부품사들이 첨단 기술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CES에 출사표를 던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구글의 커넥티드 카 야외 체험장 모습. 주요 IT기업의 첨단 기술의 종착점이 자동차인 만큼, CES에서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급부상 중이다.  (김준형 기자 junior@)
▲구글의 커넥티드 카 야외 체험장 모습. 주요 IT기업의 첨단 기술의 종착점이 자동차인 만큼, CES에서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급부상 중이다. (김준형 기자 junior@)

행사를 앞두고 열리는 ‘키노트 스피치(기조연설)’부터 자동차 기업의 입김이 커지고 있다.

CES 기조연설은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의 CEO나 IT 리더가 등장한다. 해당 기업의 새로운 비전을 알리는 것은 물론, 그해 CES의 주제를 가늠할 기회이기도 하다.

자동차 기업이 본격적으로 CES 기조연설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독일 아우디의 ‘루퍼트 스태들러’ 회장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어 1990년대 몰락한 미국 포드를 구해낸 전문경영인 ‘앨런 멀래리’도 뒤이어 마이크를 잡았다.

첨단 미래차에 대한 비전 대신, 21세기 들어 본격화된 자동차 전자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20여 곳의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사가 참여해 전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때부터 ‘스마트카 경연장’이라고도 평가됐다.

본격적으로 CES에서 자동차 기업의 입김이 커진 때는 2015년부터다.

포드의 마크 필즈 회장과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이에 질세라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 AG 회장, 헤르베르트 디이스 폭스바겐 CEO 등이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랐다.

이때부터 더욱 의미 있는 자동차 관련 신기술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CES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도 얻었다.

올해는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가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모빌리티 시대가 강조되면서 자동차 산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항공사로 모빌리티의 영역이 한층 확대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여전히 CES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전자기업이다. 올해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첫 타자로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3000여㎡의 공간을 마련해 전시를 펼칠 예정이며, 작년 '올레드 폭포'를 구현해 이목을 끈 LG전자도 올해 주목도 높은 전시공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삶의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LG디스플레이'라는 슬로건 아래 항공기, 일반 가정과 호텔, 사무실, 상업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맞춰 디스플레이의 가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전기차 비전 'SK 인사이드(inside)를 선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 자회사가 미래 전기차 혁신을 위해 필요한 최첨단 배터리, 초경량·친환경 소재, 각종 윤활유 제품 등을 패키지로 묶어 구체화한 비전 모델이다.

나아가 핵심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소재를 공개한다.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고 출력을 높이는 핵심소재 리튬이온 분리막 기술도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전자기업의 지향점이 자동차로 모이는 만큼 글로벌 완성차들도 CES에서 소리 없는 전쟁에 나선다.

먼저 독일 BMW는 전기차 i3 실내를 호텔 스위트룸으로 꾸민 콘셉트카를 소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 기반의 콘셉트카 '비전 EQS'로 메인 무대를 장식한다. 1회 충전으로 최장 700㎞까지 달리 수 있다.

일본 토요타는 1인승 자율주행차 'e-4me'를 최초 공개하고, 혼다는 자동차용 AI 비서인 'OK 혼다'를 소개한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를 통해 도심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현대차)
▲현대차는 이번 행사를 통해 도심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처음 공개한다.

인류가 경험할 혁신적 이동성과 이에 기반을 둔 역동적 미래도시의 변화를 제시할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 비전의 핵심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인 UAM(Urban Air Mobility)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모빌리티 환승 거점 Hub(허브) 등이다.

먼저 UAM은 하늘을 새로운 이동의 통로로 활용해 도로 혼잡을 줄인다. PBV는 한계 없는 개인화 설계 기반의 친환경 이동수단 콘셉트다. 탑승객은 이동 시간에 맞춤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UAM과 PBV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전역에 ‘허브’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자동차를 넘어 하늘을 나는 비행체를 공개하는 게 아닌, 이를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이번 CES에서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직접 행사장을 찾는다. 공식 일정을 밝히지 않은 채 부스에 깜짝 등장할 예정이다.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비전이라는 자동차 산업을 뛰어넘은 미래 도시의 밑그림을 공개하는 만큼 미래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의 CES 방문은 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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