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재무분석] “경쟁사는 날아가는데” 삼화페인트, 수익성 ‘뚝뚝’

입력 2020-01-06 15:55 수정 2020-01-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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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의 수익성이 경쟁사 대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수년간 순이익을 크게 웃도는 현금배당을 이어온 최대주주 김장연 회장이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현금배당을 이어갈지 이목이 쏠린다.

삼화페인트는 1946년 설립된 공업ㆍ건축용 도료 생산 업체로 1993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김장연 회장(31.1%)을 비롯해 친인척과 임원 등이 32.8%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연결기준 매출액 5000억 원대에 영업이익이 300억 원을 웃도는 등 경쟁사인 노루페인트와 유사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고부가 제품의 판매 실적 부진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부담 등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삼화페인트는 2016년 매출이 4822억 원에 영업이익 189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에는 매출은 유지한 반면 영업이익이 88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또 2018년에는 매출은 5242억 원으로 늘었지만, 수익성은 더욱 나빠져 영업이익이 79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삼화페인트는 노루페인트에 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경쟁사인 노루페인트의 경우 2017년 매출 5514억 원을 달성하며 삼화페인트를 앞질렀고 2018년에는 6147억 원으로 양사 간 격차를 905억 원으로 늘렸다. 작년 3분기까지도 매출은 노루와 삼화가 각각 4606억 원, 3903억 원으로 매출 증가율은 노루가 더 높다.

수익성도 삼화가 노루에 못 미친다. 삼화페인트의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2015년 6.3%에서 이듬해 3.9%로 낮아졌고 최근 3년 동안은 1.5~1.9%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노루페인트는 2018년 일시적으로 3.7%까지 낮아졌지만 작년 들어 6%대 수익성을 회복했다.

삼화페인트는 2011년부터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및 LG전자향 플라스틱 도료 공급 물량을 크게 늘려 2013~2014년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향상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메탈로의 소재 전환으로 도료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아울러 자동차, 조선 등 도료산업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 건설 경기 하락 우려, 도료 시장의 높은 경쟁 강도 등으로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많다.

한편 삼화페인트 김장연 회장이 고배당 정책을 지속할지도 관심거리다. 삼화페인트는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2017과 2018 결산 회기에 각각 216.4%, 376.9%의 현금배당성향으로 배당금을 지급했다. 쉽게 말해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2배, 3배를 웃도는 현금배당을 했다는 뜻이다. 부족 자금이 확대되면서 2018년에는 자사주 매입과 대림화학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하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김봉환 연구원은 “전방산업의 낮은 성장성과 최근 유가 수준 등을 고려하면 불리한 시장 환경이 당분간 지속해 낮은 수준의 수익성이 지속할 전망”이라며 “또 투자 계획이 없어 자금지출 부담이 크지 않지만 배당, 자사주 취득 등을 위한 자금 소요가 지속하는 등 저하된 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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