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선물 말고 '맛집'으로 차별화…유통업체 설 선물세트 '맛집' 카드 꺼냈다

입력 2020-01-06 14:51 수정 2020-01-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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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가 설 선물세트 판매전에 ‘맛집’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고객에게 익숙할 뿐 아니라 맛까지 검증된 장수 맛집의 먹거리를 선물세트로 기획 판매해 타 업체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맛집’ 카드는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뜸하자 줄 서서 먹는 맛집을 유치해 집객 효과를 노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맛집을 들인 유통업체의 식음업장 매출이 유치 이전 대비 성장하며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통업체들은 익숙하지만 색다른 오랜 맛집의 먹거리를 설 선물로 선보이며 선물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우텐더 선물세트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우텐더 선물세트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맛집 소개 방송에도 나왔던 압구정동 ‘우텐더’, 30년 전통의 간장게장 전문점 ‘게방식당’ 등의 대표 메뉴를 설 선물세트로 구성해 판매한다.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우텐더 시그니처 세트(53만 원, 2.0㎏)’는 1++ 한우만을 고집했다. 특히 가장 유명한 우텐더의 안심 스테이크, 채끝, 등심 스테이크까지 담았다. 우텐더뿐 아니라 한우 유명 산지인 횡성에서 시작해 2015년 서울 신사동에 둥지를 튼 숙성한우 맛집 ‘우가’의 대표 메뉴도 만날 수 있다.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우가의 대표 메뉴인 1++ 숙성 등심과 차돌박이로만 구성한 ‘우가 숙성한우 세트(50만 원, 2.0㎏)’도 설 선물세트도 준비했다.

간장게장 맛집도 명절 선물로 눈에 띈다. 미쉐린 가이드가 3년 연속 선정한 장요리 전문점 ‘게방식당’이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게방식당 간장게장 세트(29만 원, 2.8㎏)’와 간장 전복장과 새우장으로 구성한 ‘게방식당 고급 선물 세트(15만 원, 950g)’를 판매한다.

게방식당 간장게장 세트는 지난해 추석 롯데백화점이 먼저 선물세트로 출시한 상품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에도 게방식당과 손잡고 간장게장 선물세트를 선보이는 만큼 신세계와 상품이 겹치게 됐다. 이에 신세계백화점 측은 “고객에게 익숙한 맛집을 선정하다 보니 겹치게 됐다”며 “설 선물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맛집 선물을 앞세우다 보니 맛집 선물세트 품목 수가 20%가량 확대됐다”고 말했다.

▲계곡가든 게장 세트 (사진제공=롯데백화점)
▲계곡가든 게장 세트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처음으로 선보였던 맛집 선물세트를 이번 설에도 기획해 선보인다.

34년 전통의 한우 전문점 ‘벽제갈비’의 ‘벽제 감사 세트(양념갈비 약 3.5kg)’를 35만 원에, 1981년 첫 매장을 오픈해 대한민국 100대 한식당으로 선정된 갈비 명가 ‘송추가마골’의 ‘스페셜 가마골 세트(2.4㎏)’를 17만5000원에, ‘스페셜 늘품구이(2.1㎏)’를 11만3000원에 판매한다.

이밖에 30년 전통의 숯불갈비 전문점 ‘강강술래’, 1976년 오픈 이후 약 40년간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고급 한식당 ‘삼원가든’, 꽃게 박사 김철호 대표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전북 군산의 향토 음식점 ‘계곡가든’, 전남의 유명 종가 ‘남파고택’ 등 다양한 노포 음식점의 세트를 선보인다.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맛집’ 선물세트를 기획한 이유는 차별화를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유통업체들은 맛집 유치 전쟁을 벌이며 오프라인 매장 방문 객수 늘리기에 전념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부산 만덕동에서 시작한 10평 남짓 동네 떡집 ‘부산 중문떡집’, 강릉 중앙시장 빵집 ‘팡파미유’, ‘빵지순례’ 코스로 떠오른 부산 전포동의 ‘베이커스’를 들였고, 본점에서는 전국 3대 닭강정으로 꼽히는 ‘인천 원조신포닭강정’을 유치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단팥빵과 맘모스빵으로 유명한 낙성대 유명 빵집인 ‘쟝블랑제리’를 들였고,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식품관 리뉴얼 공사를 마치며 100년 전통의 인천 차이나타운 중식당 ‘공화춘’, 48년간 운영 중인 제주도식 밀냉면 맛집 ‘제주산방식당’, 1985년부터 50년 한식 경력 신덕용 명인의 ‘한솔냉면’ 등 지역 맛집을 대거 론칭했다.

맛집 유치 전과 후 식음업장 매출이 늘며 ‘맛집’ 카드가 통하자 유통업체들은 이번엔 설 선물세트 ‘차별화’ 전략으로 또 한번 지역 맛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지역 맛집 선물세트를 선보였던 신세계에 따르면 맛집과 협업한 명절 선물 매출 실적은 매년 평균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유명 레스토랑과 협업한 상품의 매출 신장률은 설 선물 전체 신장률의 최대 3배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선물 취향이 매년 바뀌는데 최근에는 어디에서나 판매하는 획일화된 상품이 아닌 맛과 품질이 높은 이색 상품을 선호한다. 따라서 고객들에게 익숙하고 검증된 맛집과 손잡고 선물세트를 기획해 친숙하게 상품을 홍보할 수 있고, 타 업체에서 판매하지 않은 상품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지역 맛집 선물세트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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