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본격적인 개막을 앞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경쟁 자동차 메이커가 자율주행과 친환경, 커넥티드 카 등을 들고 CES에 나선 반면, 현대차는 미래 사회 모빌리티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청사진까지 제시하는 등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공식화한다.
CES 2020 개막을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글로벌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각 기업의 관계자, 언론 등이 운집했다.
기업별로 신제품과 신기술 공개를 예고한 가운데 글로벌 굴지의 자동차 기업들 역시 막바지 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야심 차게 미래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준비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올해 CES에서 현대차가 경쟁 기업과 격차를 두고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글로벌 경쟁 자동차 기업이 전자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친환경 전기차를 내놓는 수준에 머무는 반면, 현대차는 본격화될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도심 항공 비행체를 비롯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향후 방향성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미래 전기차 콘셉트를 선보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본 혼다 역시 자동차용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인 ‘OK 혼다’를 소개하는 데 그칠 전망이고 토요타도 모빌리티 시대를 앞두고 1인승 자율주행차 ‘e-4me’를 최초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기술은 이미 현대차가 선점했거나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톱 수준을 달리고 있는 기술들이다.
현대차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류가 경험할 역동적 미래 도시의 변화 모습을 제시한다.
현대차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행사를 통해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의 핵심인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Urban Air Mobility)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모빌리티 환승 거점 Hub(허브)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먼저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은 혼잡한 도로를 피해 목적지 인근까지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5인승 안팎의 드론 형태의 비행체다. UAM으로 도심 혼잡구간을 가볍게 통과하면 주요 거점 곳곳에 마련된 모빌리티 환승 거점인 허브에 도달한다.
UAM을 타고 허브에 착륙한 다음 곧바로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로 갈아타 육상 이동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는 개념이다. △UAM과 △PBV △허브가 하나의 도심 이동 모빌리티를 완성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하늘을 나는 비행체는 물론, 도심 곳곳에 허브 거점을 확보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CES 2020을 통해 글로벌 유수의 ‘카헤일링’ 기업과 전략적 협력관계도 체결한다.
구체적인 기업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당 기업의 카헤일링 서비스를 바탕으로 현대차가 △UAM △PBV △허브를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비전이라는, 자동차 산업을 뛰어넘은 미래 도시의 밑그림을 공개하는 만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직접 CES를 찾아 ‘미래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밝힐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해당 ‘카헤일링’ 기업과 전략적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