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매출 2조 시대를 열었다. 백화점 점포 기준으로는 국내 최초다. 국내 최초 1조 점포 기록을 썼던 롯데백화점 본점은 작년 매출 1조8000억 원을 기록해 3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이 지난 2010년 개점한 지 10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해 ‘업계 최단 기간 1조 점포’라는 타이틀을 얻은 데 이어 ‘국내 첫 2조 점포’라는 새로운 기록을 추가했다고 7일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이 매출 ‘2조 클럽’에 가입함에 따라 이세탄백화점(일본 신주쿠)과 라파예트(프랑스 파리), 해롯(영국 런던) 등 세계적인 백화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백화점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6년 신관 증축 및 전관 리뉴얼을 통해 영업면적을 기존 1만6800여 평(약 5만5500㎡)에서 2만6200평(약 8만6500㎡)으로 늘리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증축ㆍ리뉴얼 전인 2015년 1조3000억 원이었던 매출은 리뉴얼 오픈 3년 차인 2018년 1조 8000억 원까지 급성장했고 마침내 지난해 ‘연 매출 2조 원’의 벽을 깼다.
면세점 및 호텔과의 시너지를 통해 외국인 고객이 늘어난 점도 매출 호조의 요인이 됐다. 면세점 오픈 직전인 2018년 6월과 면세점을 품은 이후인 지난해 12월 신세계 강남점의 외국인 고객 현황을 비교해보면 매출은 90% 이상 신장했고 구매고객 수는 50% 증가했다.
특히 해외 명품 유치 전략도 주효했다. 신세계 강남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평균 매출 비중의 4배를 뛰어넘는다. 2018년 발렌티노를 시작으로 보테가베네타와 루이 비통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잇따라 강남점에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특히 명품에 대한 젊은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강남점의 2030 명품 매출 신장률은 49.2%에 달했다.
이에 비해 라이벌 롯데백화점 본점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2015년 1조8000억 원의 매출을 거둬 당시 2위 신세계 강남점에 비해 5000억 원이 앞섰던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듬해인 2016년 성장률이 3.3%에 그쳐 성장률이 13%에 육박한 신세계 강남점이 1위 자리를 위협했다.
2017년에는 1조6410억 원을 기록해 리뉴얼 효과를 본 신세계 강남점(1조6620억 원)에 결국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지난해 역시 롯데 본점의 매출은 약 1조8000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3년 연속 신세계 강남점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롯데 본점의 성장세가 주춤한 이유로는 명품 카테고리의 성장세가 경쟁사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17년 5.5%에서 2018년 18.5% 상승했고, 지난해 9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에 비해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고가 럭셔리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31.3%나 증가하며 롯데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롯데백화점 역시 해외 명품을 미래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낙점하고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롯데백화점은 2018년 말부터 본점 리뉴얼에 돌입해 2022년 프리미엄 점포로 개편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는 백화점 1층은 화장품이라는 공식을 깨고 그 자리에 명품을 유치해 고객 몰이에 나섰고, 2층과 5층 역시 여성용 명품 매장과 남성용 명품 매장으로 꾸미는 등 프리미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VIP고객 등급도 개편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간 구매 금액 1억 원 이상의 ‘LENITH’와 6000만 원 이상 ‘MVG-Prestige’, 4000만 원 이상 ‘MVG-Crown’, 1800만 원 이상 ‘MVG-Ace’에 이어 800만 원 이상의 VIP+와 400만 원 이상의 VIP 등급을 신설했다. VIP 등급을 낮춰 충성 고객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022년까지 본점 리뉴얼을 통해 고급화에 나서고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마케팅과 체험형 마케팅도 강화해 신세계 강남점과 선의의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