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올해 ‘확실한 변화’ 체감할 수 있도록 보답”

입력 2020-01-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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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회복세 더욱 확산…40대와 제조업 고용부진 해소하겠다”

“‘부동산 투기와 전쟁’ 지지 않을 것…투기 억제 정부 의지 확고”

“남북관계 큰 아쉬움…북미대화 외 남북협력 현실적 방안 모색”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 개최,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협의”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노력 계속…끊임없이 대화할 용의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를 통해 ‘확실한 변화’를 통한 ‘상생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집권 4년 차 국정 목표를 밝혔다. 종전 정책목표가 ‘포용, 혁신, 공정’에 맞춰져 있었다면 올해는 국민이 피부로 정책의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데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또한 교착국면에 빠진 남북관계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이전의 ‘북미대화’ 의존에서 탈피해 우리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2020년은 나와 이웃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경제가 힘차게 뛰며,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께서 ‘포용’,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년사에서는 ‘확실한 변화’라는 언급이 총 6회, ‘변화’라는 언급이 13회 등장했다.

신년사의 대부분을 경제 분야에 할애한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나아진 경제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한 뒤 “올해 이 추세를 더 확산시키겠다. 특히 우리 경제의 중추인 40대와 제조업 고용 부진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포용적책의 성과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해 기초연금 인상,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개선됐다”고 평가한 뒤 “올해 더 ‘확실한 변화’를 보이겠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가구가 혜택받게 하고,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더 넓히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진된 ‘혁신성장’ 정책의 성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혁신성장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도 신규 벤처투자가 4조 원을 돌파했고 다섯 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로 탄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올해는 혁신의 기운을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 벤처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해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생기도록 하겠다”며 “규제샌드박스’의 활용을 더욱 늘리고 신산업 분야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도 맞춤형 조정 기구를 통해 사회적 타협을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진 일련의 조치와 관련해 “이제 대일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품목들을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일부 품목은 외국인 투자유치의 성과도 이뤘다”며 “올해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2조1천억 원의 예산을 투자하고, 100대 특화 선도기업과 100대 강소기업을 지정해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기대되고 있으나 무역갈등, 지정학적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경제여건을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것이다. 올해 수출과 설비 투자를 플러스로 반등시켜 성장률의 상승으로 연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과 관련 “올해 전체 수출액을 다시 늘리고 2030년 수출 세계 4강 도약을 위한 수출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언급은 ‘성장’에 초점이 뒀지만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정경제’와 관련해서도 “시행령 등의 제·개정을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정착시키고, 대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곧 마련할 것”이라며 “상법 개정 등 공정경제를 위한 법 개정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신년사의 후반부는 주로 남북관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답보상태를 걸었던 남북관계에 대해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향후 남북관계에 있어 ‘북미대화’에 대한 의존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다. 북미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 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 3원칙을 지키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과 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며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됴코올림픽 단일팀 구성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중국‧일본 등 주변국 외교와 관련해 그는 “미국과는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며 “중국과는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양국 간 협력관계를 한층 미래지향적으로 진화시켜 가겠다”면서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한다면 양국 관계가 더욱 빠르게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누구나 법 앞에서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평등·공정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라며 “수사권 조정법안이 처리돼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이 완성되면 더욱 공정한 사회가 되고 더욱 강한 사회적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제도적·행정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권력기관 개혁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의 마지막 부분에서 ‘상생’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더 통합적이고 협력적인 사회가 되어야만 경쟁에서 이겨내고 계속 발전해 갈 수 있다”며 “극단주의는 배격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 저부터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가장 아름다운 변화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탄생하는 힘겨운 탈피의 과정”이라며 “지난 2년 반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제 나비로 ‘확실히 변화’하면 노·사라는 두 날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라는 두 날개 보수와 진보라는 두 날개, 남과 북이라는 두 날개로 ‘상생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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