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NASA 출신 신재원 현대차 부사장 “2035년, 플라잉카 폭증할 것”

입력 2020-01-09 08:00 수정 2020-01-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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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에 30년 몸담아오며 관련 기술 총괄…"기술개발과 규제 완화, 동시에 추진해야"

미국 항공우주국 NASA 연구원 출신으로 현대차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을 총괄 중인 신재원 부사장이 ‘2035년’을 관련 사업의 변곡점으로 지목했다.

2028년 상용화 이후 기술 발전과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급격하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본부장(부사장)은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2035년에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이 변곡점을 맞고 수요가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부사장은 “2028년 상용화가 시작되고 이후 2030년께 대중들의 수용도가 많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그때가 되면 배터리나 기체 성능이 좋아지고 관련 규제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비슷한 시점에 관련 수요가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전 세계적으로 약 1조5000억 달러(약 1750조 원) 수준의 UAM 시장이 형성되리라 예측했다.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본부 부사장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수요의 변곡점으로 2035년을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2040년께 관련 시장은 우리 돈으로 17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현대차)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본부 부사장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수요의 변곡점으로 2035년을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2040년께 관련 시장은 우리 돈으로 17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현대차)

시장성만큼 안전성도 뒷받침 돼야 한다. 신 부사장 역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비행기는 매우 크기 때문에 낙하산을 생각할 수 없고, 헬리콥터도 무거운 엔진을 사용하는 탓에 낙하산이 무용지물이다.

다만 작은 경비행기의 경우 낙하산을 장착한 사례가 존재한다. UAM 역시 기체 무게 조정이 필요하겠으나 낙하산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신 부사장은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시제기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비행 안전성' 역시 하나의 로터를 장착한 헬리콥터보다 몇 배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신 부사장은 “로터를 여러 개(8개) 사용하는 덕에 로터 하나가 고장이 나더라도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다”며 “메인 로터가 고장 나면 제어가 안 돼 위험에 빠지는 헬리콥터와 안전성 면에서 크게 앞선다”고 말했다.

이른바 ‘다운워시’로 불리는, 수직이착륙 비행체가 이착륙할 때 발생하는 하강풍에 대해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헬리콥터는 아래로 부는 바람이 매우 크지만 UAM은 8개의 작은 로터를 쓰기 때문에 하강풍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신 부사장은 UAM의 기술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관련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조직인 미항공우주국(NASA)에 근무했고, 그가 가장 큰 권위를 인정받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는 1989년에 NASA에 시니어 연구자(선임연구원)로 입사했다. 이후 클리블랜드에 있는 리서치 센터에서 전체 항공 총책임자로 일했다.

2004년부터 NASA 전체의 항공 연구를 하는 미션 디렉터리의 부책임자(deputy)가 됐고, 2008년 전체 부서의 총 책임자가 됐다.

항공 연구원을 시작으로 꼬박 30년을 NASA에서 보낸 그가 오랜 연구를 뒤로하고 비즈니스가 최우선인 현대차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도 뚜렷했다. 바로 정의선 그룹 수석부회장 때문이었다.

신 부사장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현대차그룹 혁신 의지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그게 올바른 비전이라고 생각했다”며 “계속 미국에서 일했는데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NASA 경력 동안 연구 개발 관리를 했기 때문에 전세계에 있는 연구개발센터와 많은 항공기 회사(보잉, 록히드마틴 등)와 일을 많이 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UAM 사업을 추진하는 현대차그룹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회사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가 추진 중인 사업은 NASA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그만큼 글로벌 주요 기업의 업종간 경계선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사업 영역의 다각화가 앞으로 더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현대차가 그동안 완성차 만드는 데 집중했고 몇십 년 동안 성공적인 자리를 구축해왔는데, 최근 산업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1970~80년대 일어난 디지털 혁명이 모든 산업의 기본이 되면서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만 만들고 비행기 회사는 비행기만 만든다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제조업뿐만 아니라 구글과 같은 ICT 회사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웨이모로 자율주행하는 것도 이런 트렌드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처음 뛰어드는 UAM 사업과 관련해 "분명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부사장은 “아무리 수직이착륙 비행체 설계를 잘하고 디자인을 잘 뽑아내도 양산체제 못 가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현재 상용화되는 항공사에서 운항하는 비행기 2만5000대에 불과하다. 보잉 737도 한 달에 60대 정도가 최대다”고 소개했다. 이어 “UAM이 실제 상용화가 되면 현대차그룹의 이런 양산 능력은 매우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신재원 부사장은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기존의 규제를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하는지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기존의 규제도 필요성이 있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어떤 규제를 어떻게 수정·보완하고 규제가 제도로 작동하게 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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