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돋보기] 흥아해운, 적자 사업 구조ㆍ과다 채무 해결 시급

입력 2020-01-09 15:40 수정 2020-01-0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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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해운업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년째 적자 기조에 빠진 흥아해운이 실적 개선과 재무 정상화를 이룰지 이목이 쏠린다.

흥아해운은 1961년 설립된 아시아 지역 내 컨테이너 화물 및 액체 석유화학제품 해상운송 업체다. 1976년 해운업체로는 처음으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흥아해운은 2015년까지만 해도 연결기준 매출 8000억 원대에 2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적은 규모지만 현금배당을 할 정도의 재무 여력을 갖췄다. 당시 고성장하는 동남아 해운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7척의 선박 인수를 진행했다. 반면 이와 비례해 부채비율이 2014년 296.2%에서 2016년 398.0%로 늘어나는 등 재무적인 부담은 다소 커졌다.

공격적인 경영은 이듬해 악수로 돌아왔다. 글로벌 대형 해운사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운임 경쟁에 불이 붙었고 치킨 게임 양상이 펼쳐졌다. 이후 가격 경쟁은 약화됐지만 해운업계의 장기 불황과 유가 상승, 환율 하락 등으로 2017년부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흥아해운은 2016년까지 규모는 줄었지만 59억 원의 흑자기조를 유지했지만 2017년 130억 원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작년 3분기까지 300억 원대 영업손실이 계속됐다. 이 기간 매출 규모도 8000억 원대에서 70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은 2015년 1배에서 이듬해 0.2배로 낮아졌고 이후에는 적자로 산출이 어렵게 됐다.

또 선박 인수에 따른 부채 증가로 이자 비용이 늘어난 것과 외환 손실, 자산 손상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이 급증했고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흔들었다. 흥아해운이 2017~2018년 2년간 지출한 이자가 632억 원이다. 아울러 작년 3분기까지는 전년보다 7.2% 늘어난 257억 원을 이자로 썼다.

이에 따라 흥아해운은 수년간 발생한 순손실에 잉여금을 모두 까먹고 2018년 일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가 작년 진행한 자본감소로 잠식에서는 벗어났다. 하지만 자본 확충이 미흡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이 3039%에 달한다.

흥아해운은 컨테이너선 사업을 떼어내 장금상선에 처분하는 한편 관계사 지분과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다만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올해 말까지 도래하는 차입금이 2000억 원을 넘는 데다 컨테이너 사업 분할에 따른 사업 기반 약화로 흥아해운의 유동성 위험 대응은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화물을 운송하더라도 실적이 나지 않는 적자 사업 구조도 문제다. 흥아해운은 작년 기준 1분기를 제외하고 2ㆍ3분기에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전명훈 연구원은 “컨테이너선 사업 매각으로 회사 매출이 대폭 축소되는 데다 2013~2017년 해당 사업의 실적 저하를 완화했던 탱커선 사업이 2018년 유가 상승에 적자로 전환했다”며 “업황 부진과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 등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고, 아울러 자구계획과 정책적 지원 등 다각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동성 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탱커선이 적자이기는 하지만 작년 하반기 적자 폭을 줄였고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며 “차입금, 부채비율과 관련해서는 채권단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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