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떠난 '갈현1구역' 시공사 재입찰 유찰

입력 2020-01-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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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만 단독 응찰…현대엔지니어링, 공사비 이견으로 돌아서

▲갈현1구역 위치도. (자료 제공=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
▲갈현1구역 위치도. (자료 제공=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
서울 서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은평구 갈현제1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실패했다.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은 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롯데건설 한 곳만 응찰했다. 이번 입찰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두 곳 이상 회사가 경쟁하지 않으면 입찰이 무산된다.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은 은평구 갈현동 300번지 일대 23만8580㎡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갈현1구역의 공사비는 약 9182억 원으로 서북권에서 진행하는 재개발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애초 조합은 롯데건설뿐 아니라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도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현장 설명회에 이들 세 회사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GS건설은 일찌감치 수주 포기로 돌아섰다. 서울 재건축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한남 하이츠 재건축사업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조합이 '컨소시엄 불가'를 고집하며 '단독 입찰'을 요구한 것도 GS건설의 부담감을 키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막판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공사비 산정 등의 부분에서 조합과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이 무산되면서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은 또다시 지연됐다. 갈현1구역에선 2005년 삼성물산과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서울시가 재개발 요건을 강화하면서 재개발 자체가 흐지부지됐다.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입찰 때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조합이 도면 누락과 이주비 과다 지급 등을 이유로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을 박탈하면서 입찰이 무산됐다.

조합 관계자는 "재입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찰 직후 조합 집행부는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상 경쟁 입찰이 두 번 이상 유찰되면 조합이 특정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 경우 두 차례 입찰에서 갈현1구역에 공을 들인 롯데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조합은 정관과 법리 검토, 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수의계약이 가능한지 따질 예정이다. 조합에선 수의계약이 어려우면 컨소시엄을 허용해 다른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G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주민들은 어느 회사든 대형사가 들어와 재개발이 빨리 들어오길 바랐다"며 "이번 유찰로 재개발이 적어도 두 달은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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