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는 외국인, 원화채권 순매수 기조 유지하나

입력 2020-01-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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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이란사태’ 발발 시점을 전후로 원화 채권을 샀다 되파는 모습을 보이는 것.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이란사태가 외국인 채권매수 동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원화 채권을 207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이란사태가 처음 발발한 3일 이후 보인 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인은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787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다 3일부터 7일까지 3거래일 동안 각각 375억 원, 173억 원, 335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자 외국인들이 일시적으로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외국인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신흥국으로 분류되지만, 채권시장의 경우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다. 국가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낮고, 다른 비슷한 국가 신용등급의 채권보다 금리 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이 2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물(채권) 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 유인은 크게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장기투자 목적으로 현물채권 시장에서 들어오는 자금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금리 매력은 상대적으로 높고 FX스왑레이트가 1.18~1.20%대까지 벌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이란 사태 영향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외국인 채권 보유잔고가 사상 최고치에서 조금 줄어든 상태긴 하지만 우리나라 개별 신용등급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채권시장에서 유의미한 자금 유출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 프리미엄 마이너스 폭이 줄어 외국인 입장에서 매력은 줄긴 했지만 그래도 마이너스 폭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원화 채권 투자의 매력도가 지난해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채권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장기채권 보유를 확대할만한 요인이 크지 않다”면서 “여기에 외국인들이 채권 투자와 관련한 환 프리미엄이 지난해 1%포인트 정도였다면 올해 0.6%포인트 정도로 줄어들어 단기채권 투자 요인도 작년보다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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