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 쇼크'로 환율이 50원 이상 폭등하면서 1160원선을 돌파했다.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50.9원 폭등한 1160.0원에 마감됐다.
환율이 116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4년 8월13일 이후 4년1개월만에 처음이다. 상승폭도 1998년 8월6일(종가기준) 70원 폭등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18.9원 급등한 112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폭등세를 보이면서 단숨에 1130원선과 1140원선을 돌파했다.
이후 환율은 114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들어 다시 급등세를 보이면서 1150원선과 1160원선 마저 돌파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 매각 소식으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면서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최근 미국 금융시장 사태에 대한 우리 외환시장의 반응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반응은 급격한 조정을 초래할 수 우려가 있다"고 구두개입했다.
또 한국은행도 "리먼 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으로 당분간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면 국내금융 및 외환시장도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하지만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급등세는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급등세를 지속했다. 특히 손절매수와 투기적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히 공황 상태를 연출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고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보이고 있어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매수가 급증했다"며 "외환시장이 패닉(공황) 상태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도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감이 전혀 가시질 않았다"며 "추가적인 손절매수와 일부 투기적인 매수세도 가세하면서 폭등세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환율의 급등락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외환당국의 확고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