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탄'에 물건너 간 물가안정

입력 2008-09-17 08:27 수정 2008-09-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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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세 환율 급등에 '무용지물'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환율 폭등으로 '물가안정'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17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치솟던 물가 상승세가 일단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가장 빨리 반영되는 수입물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고 생산자물가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물가안정에 잇달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다시 폭등하면서 국제유가 하락분을 상당부분 상쇄해 물가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된다.

◆물가지수 하락세 물가안정 '청신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수출입물가는 전월대비 4.4%나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6월 0.3% 하락한 이후 1년2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또 지난달 수출물가도 전월보다 1.4%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전월대비 0.3% 하락하며 1년만에 하락세 보였다.

이처럼 물가지수가 잇달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달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던 국제유가는 최근 90달러 수준까지 급락하면서 물가안정을 견인하고 있다. 더불어 유연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도 하락 안정세를 지속하면서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환율 폭등에 물가안정 '속수무책'

그러나 최근 환율이 다시 폭등세를 거듭하면서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물가 하락요인을 상당부문 상쇄하고 있다.

지난 16일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0.9원이나 폭등하면서 2004년 8월 이후 4년여 만에 1160원선을 돌파했다. 특히 51원 가까이 폭등한 것은 1998년 8월6일 70원 폭등한 이후 10년여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환율의 급등하면서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을 되찾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이같은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물가 하락요인이 상쇄됨을 물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은행 물가통계팀 이병두 과장은 "지난달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가 14%나 하락했고 이달에도 벌써 11%나 떨어져 물가 하락요인으로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물가 하락요인을 상당부문 상쇄하고 있다"며 "9월 물가지표가 하락세를 보일지 아니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큰 폭의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급등세가 워낙 커서 아직까지는 물가 안정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모처럼 하락세로 돌아선 물가가 지속적인 안정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환당국의 환율안정 대책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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