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 10일까지 수출이 증가세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첫발’을 뗐다. 지난해 단 한 번의 반등 없이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것이다.
다만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설 연휴가 1월에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비교해 조업일수가 2.5일이나 적기 때문이다. 정부는 2월에는 마이너스 행진을 끊고 증가세 전환을 기대했으며 1분기 전체 수출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잡았다.
◇1월 1~10일 수출 133억 달러로 오랜만에 빨간불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억6000만 달러) 늘었다. 조업일수(7.5일)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7억7000만 달러로,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조업일수는 지난해와 같았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11.5%, 석유제품이 30.6%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특히 반도체는 최근 단가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고 수출 물량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승용차(-4.6%), 무선통신기기(-4.8%), 자동차 부품(-9.6%) 등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11.7%), 일본(6.0%), 홍콩(26.5%), 중동(45.3%) 등은 늘었고 중국(-3.5%), 미국(-12.0%), 유럽연합(EU)(-5.9%) 등은 감소했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수출 청신호다.
지난해 수출액은 5424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수출액이 두 자릿수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2월까지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지난해 1월 수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 영향이 컸다.
지난해 1월 1~10일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최악의 수출 성적을 낸 바 있다. 당시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26.5% 줄었고, 전체 수출 실적은 7.5% 감소했다.
◇1월 설 연휴 탓 플러스 전환 어려워…2월에는 연속 마이너스 기록 끊는다
10일까지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1월 플러스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2월이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에 있기 때문이다.
설 연휴를 고려한 1월 조업일수는 21.5일이다. 지난해에는 2월에 설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조업일수가 24일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2.5일이 부족하다. 통상 1일 조업일수에 따른 수출액은 20억 달러 수준이다. 단순 비교하면 50억 달러가 부족해진다.
정부는 2월에는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끊고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월은 조업 일수가 22.5일로 작년보다 3.5일 늘어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월에는 설 연휴가 있어 조업일수가 부족하지만 2월은 조업일수도 많고 여러 가지 조건도 괜찮아서 수출 반등을 예상한다”며 “모두 합쳐 1분기를 플러스로 만드는 게 포인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