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합의] 미·중 휴전에 반도체만 왕따...왜

입력 2020-01-16 10:51 수정 2020-01-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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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약 18개월간의 무역전쟁에 쉼표를 찍으면서 증시가 축포 행진을 이어갔지만, 반도체 산업은 이 축포 속에서 소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처:WSJ
▲출처:WSJ
미국과 중국이 15일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문은 중국이 향후 2년간 2000억 달러(약 232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기로 예정했던 관세 인상도 보류됐다. 양국 간에는 아직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지만, 2년 전부터 계속되어온 무역전쟁에서 큰 진전을 보인 것이어서 이날 미국 증시에서 다우와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장중 일제히 사상 최고치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런 고공행진 속에서 반도체 부문만 소외됐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 이상 빠졌고, 이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반도체 종목 거의 대부분이 전날 종가를 밑돌았다. 무역전쟁 휴전과 함께 기술, 특히 반도체 기술이 미·중간 최대 쟁점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인식된 까닭이다. 최근에 겨우 사상 최고치권에 올라온 반도체 업계가 새로운 악재를 만난 셈이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에 대한 새로운 규제 조짐도 악재 리스트에 보태졌다. WSJ는 미국 상무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들이 화웨이로의 부품 판매를 훨씬 더 어렵게 하는 새로운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판매 금지 조치는 지난해에 도입됐지만, 일부 기업은 해외 거점을 통해 화웨이에 판매를 계속할 방법을 찾아냈다.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면 그 허점마저 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 소식에 스마트폰용 RF(고주파) 칩 등 주요 부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대기업 코보와 스카이웍스 주가는 이날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브로드컴은 1.6% 하락 마감했다.

미국 정부는 또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 생산업체인 대만 TSMC에도 새로운 압력을 가할 태세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미국 정부가 TSMC에 대해 미군용 등을 포함한 반도체의 미국 생산을 늘리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TSMC의 미국예탁증서(ADR)는 이날 3% 가까이 하락, 반도체 업종 중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WSJ는 이런 움직임은 모두 미국 반도체 산업에 치명상을 입힌다고 지적했다. 미국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이미 화웨이와의 거래에 따른 불확실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화웨이와 반도체 업체의 관련 사업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19년에 60% 뛰는 등 10년 새 최고의 해를 보냈다. 이에 따라 지수 구성 종목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20배 올라 10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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