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英 전기차 업체에 1300억 투자…유럽 전기 상용차 겨냥

현대차와 기아차 각각 8000만ㆍ2000만 유로 투자, 밴과 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개발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 전기차 업체 어라이벌(Arrival)사에 1000만 유로를 전략 투자한다. 알버트 비어만(오른쪽)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과 '데니스 스베르도르프' 어라이벌 CEO가 협약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이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영국 전기차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8000만ㆍ2000만 유로를 전략 투자한다. (사진제공=현대ㆍ기아차)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 진출에 나선다.

이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영국 전기차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8000만ㆍ2000만 유로를 전략 투자한다.

16일 현대ㆍ기아차는 영국의 상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1290억 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게 이번 투자 협력의 골자다.

양측은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유럽에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와 어라이벌은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Denis Sverdlov)' 어라이벌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및 전기차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어라이벌의 강점은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에 있다.

2015년 설립된 어라이벌은 밴(Van),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 전문 기업이다. 본사가 위치한 영국 이외에 △미국과 △독일 △이스라엘 △러시아 등에 공장과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양측은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한 모듈 형태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으로 만들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리는 방식이다.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함으로써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별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종의 제작이 가능해 차량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어라이벌은 이 기술을 활용해 화물 운송용 밴을 개발하고, 유럽 내 다양한 물류 업체들과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계약 체결로 현대차 8000만 유로, 기아차 2000만 유로 등 총 1억 유로(약 1270억 원)를 어라이벌에 전략 투자한다.

▲양측은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을 겨냥해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공동 개발에 나선다. (이미지=어라이벌 / 현대차)

현재 전세계적인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소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 내 차량 진입은 증가하고 있지만,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 상업용 친환경 차량의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물류 운송용 글로벌 소형 전기 상용차의 시장 규모가 올해 31만6000대에서 오는 2025년 130만7000대로 매년 33%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유럽은 2021년까지 연간 개별 자동차 업체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기존 130g/km에서 95g/km로 약 27% 강화한다. CO2가 1g 초과 시 1대당 95유로의 패널티가 부과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 규제 도입이 예고돼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우선으로 유럽 전략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어라이벌과 협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유럽은 환경규제 확대로 인한 친환경차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 되는 시장”이라며 “어라이벌과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을 통해 유럽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라이벌의 데니스 스베르도르프 CEO는 “어라이벌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전기차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품질의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략적 협업은 우리가 전 세계에 차세대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