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들, 등록금 인상 계획 사실상 백지화

입력 2020-01-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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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총회서 교육부 대학 재정 지원 확대 촉구 방안 논의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등록금 부담 완화와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요구하는 대학생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등록금 부담 완화와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요구하는 대학생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관련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153개 4년제 사립대학 총장 협의체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의 등록금 인상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사총협은 16일 교육당국의 등록금 인상불가 방침과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촉구 등에 따라 등록금 인상 계획을 추진하기 곤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총협 관계자는 “이 같은 입장을 22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논의·검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총협은 지난해 11월 정기총회에서 2020학년도 법정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공동 결의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이하로 정하는 만큼 2020학년도 등록금은 1.95%까지 인상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은 안 된다고 못을 박으면서 차질이 생겼다. 이달 7일 열린 사총협 이사회에서 참석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등록금 인상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같은날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연간 750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이 국민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등록금 동결 정책 기조를 유지할 뜻을 시사했다.

사총협은 등록금 인상에 대해 악화한 여론도 고려했다. 2020학년도 등록금을 결정할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시작되자 고려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등에서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등심위의 비민주적인 구조를 비판하고 등록금 인하와 입학금 즉각 폐지 등을 요구했다.

사총협은 등록금 인상 추진 대신 교육부의 대학 재정 지원 확대를 촉구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조건에서 교내 장학금 비율이 전국 사립대 평균(19.5%)보다 높은 학교에 대학재정 지원금을 늘리고, 고등교육 재정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확충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대학은 교육부의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받아 재정을 보전한다.

사총협은 총회에서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등록금 인상 계획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사총협 관계자는 “정부의 대학 재정 등 등록금 인상에 대한 압박과 통제가 심해 이번에는 한 발 물러서는 것”이라며 “등록금 인상을 ‘철회’ 한다기보다는 다른 재정적 수입 통로를 검토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총협은 22일 오전 10시 The-K 호텔에서 제23회 임시총회를 개최한다. 사총협 차기회장 추천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임원 추천, 대정부 건의현황, 고등교육 현안 등을 논의해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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