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466일 만에 유치원 3법 이끈 통과 박용진 "영구미제로 끝날 수 있었는데…국민의 힘”

입력 2020-01-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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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할 일 이제야…‘사립 유치원=비리 유치원’ 절대 아냐”

“이제 ‘사립 교사 처우 개선ㆍ국공립 질 높이기’ 함께 이뤄내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유치원3법이 통과된 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유치원3법이 통과된 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게 쉬운 것은 아니구나’는 중간중간에 알긴 알았어요. 다들 어려울 것이라 했고, 끝내지 못할 것이란 말도 많았어요. 그런데 오기가 생기더군요. 그래도 ‘국회의원이 뭐 하나 잡았으면 끝을 봐야지’ 하는 생각이 불끈불끈 들었습니다.”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ㆍ유아교육법ㆍ학교급식법 개정안)’이 466일 만에 통과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해냈다. 처음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하고 그간 토론회ㆍ간담회만 네 번, 기자회견은 약 20번이나 진행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유치원 3법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 기간이 330일을 넘긴 383일 만에 본회의에 올랐다. 13일 법안이 통과된 순간 박 의원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수많은 기다림과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후유증일까. 박 의원은 16일 이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첫마디에 현재 병원에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너무 고생하셔서 그런 것 같다’고 하자 박 의원은 “유치원 3법이 통과되고 나니 몸살이 났다. 신기하지 않나. 곧 회복할 거다”며 멋쩍게 웃었다.

“링거를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박 의원은 지친 목소리에서도 유치원 3법이 통과됐던 당시의 기쁨을 그대로 기억했다. 그는 “국민의 관심과 지지, 응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국민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셔서 마지막 고비까지 잘 넘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구미제로 끝날 수 있었는데 참 다행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도 애써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공을 돌렸다.

유치원 3법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법안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등으로 발목이 잡히다 20대 국회 막바지에 한국당이 퇴장한 후 통과됐다. 박 의원은 한국당을 향해 “국회에서 삭발이나 단식은 뭐든 할 수 있지만, 다 협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며 “협상을 핑계로 발목부터 잡으며 ‘시간아 가라’는 태도는 국민에게만 피해가 갈 뿐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선거법도 아니고 민생법안을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유치원 3법 통과와 관련해 “모든 사립유치원이 비리 유치원은 아니고 그동안 국가가 했어야 할 일을 이제야 하게 된 것”이라며 “유아 교육장에서 고생하신 사립유치원 원장님들의 노고를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입법 후속 대책으로 사립유치원 교사들에 대한 시급한 지원을 언급했다. 그는 “엄마들이 국공립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는 이유는 통학 차량과 방과 후 운영 문제가 있다”면서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을 위한 지원 확대와 국공립유치원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마른기침 와중에도 유 장관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유 장관이 출마하지 않고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하는 것은 우리에게 축복”이라며 “유 장관이 유치원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있어 통과 후에도 제일 먼저 악수했다. 유 장관의 의지가 없었으면 이 정도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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