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크롬 엔지니어링 부문 책임자인 저스틴 슈는 전날 구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앞으로 2년 안에 ‘서드파티(제3자) 쿠키’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3자 쿠키가 끊기면 사용자의 취미와 취향에 적합한 광고를 제공하는 ‘타깃 광고’의 정밀도가 떨어지게 돼 기업들이 광고와 마케팅 전략의 재검토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자사 핵심 고객인 광고주들이 이런 막대한 타격을 받음에도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정보 보호라는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는 평가다.
쿠키는 쉽게 말해 개인 사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어떤 사이트 등을 방문했는지 등의 내용이 담긴 검색 기록 데이터다. 서드파티 쿠키는 사용자 열람 이력을 외부 인터넷 광고업체들이 볼 수 있게 해 타깃 광고를 수월하게 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프랑스 관광지에 대한 사이트를 자주 열람하다 보면 점차 웹에서 프랑스 여행광고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인터넷 광고업체들이 쿠키를 분석, 해당 사용자가 프랑스 여행에 관심이 있다고 추정했기 때문. 그만큼 많은 사용자가 개인정보 유출 불안에 떨 수 있다.
저스틴 슈는 “서드파티 쿠키를 제거하는 것은 인터넷 사용자 사생활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다”며 “투명성, 자신의 데이터 사용방법에 대한 선택권 등 사생활 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부응해 웹 생태계가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사파리와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등은 이미 쿠키를 통한 인터넷 열람 기록 추적에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소비자프라이버시법(CCPA) 등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각국의 규제도 더욱 강화했다.
그러나 광고업계나 이들의 고객인 일반 기업에 새로운 방침은 재앙과 마찬가지다. 영국 리서치 업체 제니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타깃 광고 시장규모는 1000억 달러(약 116조 원)가 넘었다. 그러나 쿠키가 없다면 이를 통한 고객 분석도 할 수 없게 된다.
한편 닛케이는 구글 자체 광고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은 이미 검색 등의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로부터 직접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 오히려 이번 조치로 구글을 포함한 IT 대기업의 데이터 과점이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