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금융 쇼크 진정세에도 시장불안 여전

입력 2008-09-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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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 쇼크가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주초반 폭락장세를 연출했던 국내증시도 안정을 되찾는 상황이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은 쉽사리 가자앉지 않는 모습이다.

미 정부가 파산 위기 직전까지 내몰린 AIG에 850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호전, 코스피지수는 전날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1400선 초반대로 복귀했지만 미 금융 불안이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여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근본 원인인 미 주택시장이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에 이은 여타 금융기관들의 추가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AIG에 대한 구제금융 소식에 전날 코스피지수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미 금융시장을 둘러싼 여러 위기 요인이 여전히 산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불안심리가 수그러들지 않는 이상 추세적 반등 모멘텀을 갖추기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뮤추얼 '제2의 리먼'될까=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미 금융기관들이 추가 금융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에 이어 미 소매 전문 금융기관인 워싱턴뮤추얼의 부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내 7위 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의 올해 2분기 분기손실액이 전년동기대비 8억3000만달러 감소한 33억3000만달러로 확인되고 있고 3분기 역시 모기지 관련 부실이 지속되면서 지난 12일 종가 기준 주가는 고점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1년 이후 최저치이며 워싱턴뮤추얼의 시가총액은 3분의1로 줄어든 상황이다.

하나경연은 워싱턴뮤추얼의 경우 지난 6월말 기준으로 227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대출과 1819억달러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어 월가에서조차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제2의 리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모기지시장 안정화가 관건= 시장참가자들의 투심 불안을 근본적으로 잠재우기 위해서는 미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가 필수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실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부실 가능성이 높은 '문제은행 리스트'를 117개(783억달러 규모)로 확대했고 올 연말까지 약 15개 이상의 중소형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 금융당국의 신용위기 해결을 위한 유동성 공급 조치에도 근본적 문제인 주택경기 회복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금융위기의 근본적 해결이 당장 나타나기 힘들다"면서 "미국발 신용위기에 대한 리스크와 확대에 따른 국내증시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AIG 구제금융 소식으로 폭락장세를 연출했던 주식시장의 급한 불은 일차적으로 진화된 가운데 국내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추가 급락 가능성이 상당히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대외변수에 일희일비하며 유동성 공급이 원활한 국내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한다면 불안감이 남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나경연 역시 "미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중소형 은행의 부실 가능성 확대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상업용부동산 건축 및 개발 대출 등의 부실과 연체율 증가에 따른 손실 증가로 파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실 금융기관 처리과정 속 유동성 '엑소더스'= 파산신청을 한 리먼브라더스의 향후 부실채권 처리 문제와 AIG 보유 자산 처분 역시 글로벌 금융기관 부실화의 잠재적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문석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재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처리 과정에서 6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 글로벌 금융기관 전반의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 정부가 AIG 유동성 공급이 브릿지론 형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신속한 자산 매각에 따른 AIG가 보유한 글로벌 자산 처분과정에서 해당 지역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 정부가 워런트 형태로 79.9%의 AIG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미 AIG의 심각한 주가 희석 효과가 발생해 AIG 주가 하락이 진행된 상황이라 여기에 투자한 당사자들의 투심 불안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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