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기가 사실상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이다.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1월호(그린북)’에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11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이 전월보다 0.5%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이 1.4% 증가하면서 0.4% 늘었다. 소매판매도 3.0%, 설비투자는 1.1% 각각 증가했다. 단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5.2% 줄며 전월(-14.4%)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12월 소비심리(CSI)는 100.4로 전월보다 0.5포인트(P) 내렸고, 기업심리(제조업 BSI)는 전월과 보합을 보였다. 11월 경기동행지수는 전월보다 0.1P 하락했으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P 상승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정은 “수출은 1~10일 실적을 보면 5.3% 증가했는데, 조업일수는 작년보다 같았다”며 “이런 추이를 감안하면 1월 전체로는 조업일수가 설 명절 때문에 2.5일 짧아 플러스가 쉽지 않지만, 일평균은 플러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은 지표상으론 개선세다.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51만6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3.4%로 변동이 없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농·축·수산물 기저효과 종료 및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월보다 0.7%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다.
홍 과장은 “지금 시점에서 경기가 바닥이다, 바닥을 뚫고 올라간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했고, 상승 폭도 11월 유의미하게 컸다”며 “이를 감안할 때 대외여건에 추가적으로 악재가 없다면, 또 선행지수 몇 개월의 시차를 두고 동행지수로 나타난다면 경기는 올라가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국내 금융시장은 12월 중 주가는 상승하고, 국고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원화 강세)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시장에선 12월 중 매매가격이 전월보다 0.38%, 전세가격은 0.22% 상승했다.
국제 경기에 대해선 ‘경기 동반둔화’란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 조짐 속에 1단계 미·중 무역합의문 서명이 이뤄지고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으나, 미·중 협상의 향후 전개 상황과 경기체 경기 회복 강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기 반등 모멘텀을 조속히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